SKC가 일관 생산체제의 강점을 앞세워 투명폴리이미드(PI) 후발주자로서 약점을 극복할 수 있을까?
31일 업계에 따르면 SKC는 폴더블 스마트 등에 쓰이는 차세대 필름 ‘투명폴리이미드’와 관련한 기술 개발을 마치고 2019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충북 진천에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하지만 경쟁업체들이 이미 제품 양산에 성공한 만큼 후발주자로서 시장 진입 시기를 놓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C는 일괄생산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을 내세워 경쟁력을 자신하고 있다.
SKC 관계자는 “베이스필름 생산과 코팅이 한 곳에서 가능한 만큼 투명폴리이미드 제품이 출시가 된다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고객사의 요청에 발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명폴리이미드는 유리처럼 표면이 딱딱하면서도 잘 접히는 특성이 있어 폴더블 스마트폰 말고도 둘둘 말아서 다닐 수 있는 ‘롤러블 디스플레이’와 가볍고 얇아 쉽게 탈부착이 가능한 ‘윌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소재로 주목을 받고 있다.
SKC와 코오롱인더스트리, 일본의 스미토모화학이 투명폴리이미드시장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해 이 사업에 뛰어들었다.
SKC는 후발주자이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본다.
투명폴리이미드는 베이스필름에 코팅을 입혀 만든다. 베이스필름 생산기술과 코팅기술까지 모두 확보하고 있는 곳은 SKC가 유일하다.
SKC는 100% 자회사 SKC하이테크앤마케팅과 함께 투명폴리이미드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SKC가 베이스필름을 만들고 SKC하이테크앤마케팅이 코팅을 입히는 방식이다.
현재 투명폴리이미드를 생산하는 업체는 SKC 외에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일본의 스미토모화학 3개 회사뿐이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베이스필름은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코팅은 일본 위탁업체에 맡긴다. 스미토모는 베이스필름을 외부에서 구입하고 자체 기술로 코팅을 입힌다.
SKC가 모든 생산 과정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점은 큰 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일관 생산체제 아래서는 외부업체를 끼고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원재료 공급사나 위탁업체 등 거래처 리스크가 없게 될 뿐더러 베이스필름의 운반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하지만 SKC가 확보하고 있는 것은 ‘기술’이고 아직 생산을 해낼 설비들이 준비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SKC가 시장 선점에 크게 밀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SKC는 2019년 이후에나 상업생산이 가능하지만 코오롱인더스트리와 스미토모화학은 이미 양산이 가능하다.
특히 스미토모화학은 삼성전자의 간택을 받아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갈 투명폴리이미드를 시장에 가장 먼저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스미토모의 코팅 기술을 높이 평가해 첫 폴더블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를 스미토모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상업생산을 마치고 여러 업체들에 테스트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 관계자는 “각 완성제품 업체들이 준비하고 있는 폴더블 폰이 다양한 만큼 폴더블 스마트폰에 들어갈 투명폴리이미드 역시 스펙이나 사양 등을 여러 가지로 조정해야 한다”며 “지금 그 테스트 단계에 있고 결정이 된다면 바로 양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폴더블폰 스마트폰의 양산 시기가 SKC에게 중요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경쟁업체들의 시장 선점 효과가 크다면 SKC가 양산이 가능할 때에는 이미 많은 일감을 놓쳤을 수 있다. 소재가 마음에 든다면 한 번 맺은 거래의 인연을 이어갈 수 있는 효과도 무시할 수 없다.
삼성전자와 화웨이는 2019년 상반기에, 이르면 올해 안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SKC의 설비공장이 2019년 10월에야 상업생산이 가능하고 다른 업체들은 현재 부품을 맞춰보고 있다는 점을 감안했을 때 SKC가 상황을 낙관만 할 수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SKC 관계자는 “처음부터 투자 시점을 폴더블 스마트폰의 개화 시기로 맞췄다”며 “사업전략에 따른 것인 만큼 밝힐 수는 없지만 성공을 자신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현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