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멕시코가 24년 만에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하는 데 사실상 합의했다.
워싱턴포스트와 AFP등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7일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마친 뒤 미국과 멕시코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을 개정하기 위한 사전 협상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 트럼프 대통령이 취재진이 보는 가운데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는 모습. <연합뉴스> |
트럼프 대통령은 집무실에 초대된 기자들 앞에서 “무역에서 매우 중요한 날(a big day)이고 국가를 위해서도 중요한 날”이라며 “모두에게 힘든 협상이었으나 엄청난 성과를 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이라고 불렸지만 이번 협정은 미국-멕시코 무역협정이라고 부를 것”이라며 “미국은 오랜 세월 북미 자유협정 때문에 큰 피해를 받아왔으나 이제는 양국에 매우 좋은 협정을 맺게 돼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두 나라는 자동차 부품 원산지 규정 협상에서 상당한 진전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자유무역협정(NAFTA)이라는 이름도 다 버리고 싶다”고 말할 만큼 북미 자유무역협정에 비판적 견해를 밝혀왔다. 그는 북미 자유무역협정을 미국 국민들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불공정한 무역 협정이라며 구체적 폐기 수순을 들기도 했다.
멕시코는 새 정권이 들어서기 전에 협상을 마무리하겠다는 내부 방침에 따라 자동차 부품 원산지 규정 협상 등 주요 쟁점 합의에 속도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자유무역협정은 캐나다의 동의가 있어야 유지되는 만큼 미국은 캐나다의 협상을 끌어내기 위해 압박을 하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세 나라는 2017년 8월부터 개정협상을 시작했으나 이해관계가 엇갈려 협상이 1년 넘게 진통을 겪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협상을 놓고 10일 트위터를 통해 “그들(캐나다)의 관세와 무역 장벽은 너무 높다”며 “만약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캐나다를 압박했다.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부 장관은 28일 워싱턴DC에서 미국과 협상에 나선다. 캐나다 외교부는 “우리는 북미 자유무역협정이 캐나다와 중산층에 유리할 경우에만 서명할 것”이라며 국익 극대화의 태도를 보여왔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