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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기업공개 카드 쥐고 다른 자본확충 방안도 타진

최석철 기자 esdolsoi@businesspost.co.kr 2018-08-27 14: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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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이 기업공개(IPO)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지만 과연 기업공개를 할지를 놓고 시장의 의구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교보생명은 한 손에 기업공개 카드를 쥔 채 다른 한 손으로는 여전히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을 통한 자본 확충도 꾸준히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기업공개 카드 쥐고 다른 자본확충 방안도 타진
▲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24일 기업공개(IPO) 등 자본확충 업무를 맡길 대표 주관사로 NH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를 선정하며 기업공개를 위한 몸풀기를 시작했다.

교보생명이 2016년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및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대비해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와 조달 방법을 컨설팅 받아왔던 곳들이다.

교보생명이 7월 말 이사회에서 기업공개를 다룬 뒤 시장의 관심이 교보생명 기업공개에 쏠리고 있는 상황에서 차근차근 자본 확충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교보생명은 여전히 기업공개만을 위한 것은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자본 확충이 필요하다고 하니 그에 따른방안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검토하고 있는 것”이라며 “기업공개도 방안 가운데 하나로 검토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필요한 자본 확충 규모를 가늠해볼 수 있는 만큼 새 지급여력제도 도입을 위한 영향평가 결과를 보고 자본확충 윤곽을 잡겠다는 태도인 것이다.

교보생명은 증권사들에게 보낸 입찰제안요청서(RFP)에도 기업공개뿐 아니라 증자 전략과 상장 전략을 따로 제시하라고 요구하며 ‘기업공개 주관사’보다는 ‘자본 확충 주관사’를 찾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기업공개가 아닌 신종자본증권 발행 등 다른 자본 확충방안을 선택할 여지를 크게 남겨둔 셈이다.

교보생명 수준의 대형사가 기업공개를 맡길 주관사로 국내 증권사 1곳과 해외 증권사 1곳 등 2곳만 선정한 점도 드문 일이다.

기업공개를 최종 결정한 뒤에야 주관사들을 추가로 선정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사실상 이번 주관사 선정이 투자금 회수방안 마련울 요구하고 있는 교보생명의 재무적투자자(FI)를 달래려는 ‘보여주기식 카드’인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는 이유이다.

교보생명이 기업공개에 뜸을 들이고 있는 것은 최근 생명보험사 주가가 좋지 못한 주식시장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상장한 생명보험사 5곳의 주가는 지난해 말 국내증시 호황과 맞물려 모두 52주 신고가를 새로 쓰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하락세를 피하지 못한 8월에는 52주 신저가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새 국제회계기준 도입 및 문재인 정부의 규제 강화 기조 등에 영향을 받아 생명보험업을 향한 투자심리가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교보생명이 상장을 결정해도 원하는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울 뿐 아니라 필요한 자본을 확충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교보생명은 기업공개 카드를 완전히 꺼내들지 않은 채 연말까지 상황을 지켜보면서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꾸준히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7월에 최대 10억 달러(1조2천억 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려 했다가 채권시장의 발행여건이 악화되면서 중단했지만 발행여건이 좋아지면 재추진해 자본 확충 부담을 줄이는 방식이다.

교보생명이 추가로 쌓아야하는 자본 규모가 줄어들수록 기업공개 과정에서 신주 발행에 따라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회장의 지분율이 희석되는 비율도 줄어든다.

신 회장 및 특수관계인은 교보생명 지분 39.45%를 보유하고 있다. 신 회장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행사하기 위해서는 기업공개 이후에도 상법상 주주총회 특별결의 정족수의 거부권(비토권) 행사조건인 33.3% 이상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주관사들로부터 증자 계획을 받아 교보생명 상황에 맞는 가장 최적의 자본 확충 수단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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