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영오 신한캐피탈 대표이사 사장이 신한캐피탈의 투자금융(IB) 경쟁력을 앞세워 금융지주 소속 캐피탈회사 선두인 KB캐피탈을 바짝 뒤쫓고 있다.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가 '리딩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맞붙고 있는 가운데 신한캐파틸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캐피탈은 상반기에 순이익 638억 원을 거둬 1년 전보다 38.3% 늘어나 KB캐피탈과 순이익 격차를 40억 원으로 좁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KB캐피탈이 신한캐피탈을 160억 원 가량의 격차로 크게 따돌렸던 것과 비교하면 턱밑까지 따라붙었다.
연간 실적으로 봐도 신한캐피탈은 KB캐피탈과 격차를 꾸준히 좁혀왔다. KB캐피탈과 신한캐피탈의 순이익 격차는 2016년 628억 원에서 2017년 328억 원으로 줄었고 올해는 하반기 영업실적에 따라 역전까지 노려볼 만한 수준이다.
설영오 사장은 2016년 대표이사에 취임했을 때 당시 신한캐피탈이 투자했던 선박금융과 육류담보대출 부실사고를 뒷수습하는 데 주력해야 했지만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수익 내기에 집중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의 가파른 성장세의 배경엔 투자금융부문의 성과가 크게 자리하고 있다.
신한캐피탈은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의 절반 수준인 300억 원가량을 투자금융부문에서 수확했다.
신한캐피탈은 기업 일반대출, 선박리스, 투자자산 등 기업금융이 영업자산의 71%를 차지할 만큼 투자금융에 강점을 지니고 있다.
여기에 신한캐피탈이 지난해 신한금융그룹의 투자금융 매트릭스 조직에 포함되면서 더욱 두각을 보이고 있다. 매트릭스 조직이란 기존의 조직 상태를 유지하면서 특정한 프로젝트를 위해 서로 다른 조직의 인력과 자원이 함께 투입되는 방식을 말한다.
지난해 7월 신한은행과 신한금융투자로 꾸려진 기존 CIB(기업투자금융)사업부문에 신한생명과 신한캐피탈까지 편입한 '신한금융그룹 GIB(글로벌 투자금융)사업부문'이 출범하면서 계열사 한 곳이 따내기 어려웠던 대형 계약을 따낼 수 있게 됐다.
은행, 증권, 생명보험, 캐피탈 등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들의 투자금융(IB)역량을 한데 모아 대형 프로젝트에 집중한다는 전략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 셈이다.
신한금융그룹 GIB사업부문은 1년 동안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 프로젝트와 판교 알파돔시티 빌딩 인수, 뉴욕 원월드와이드플라자 메자닌 펀드 투자 등 굵직한 계약을 따냈다.
KB캐피탈이나 하나캐피탈 등 다른 금융지주 캐피탈사들이 자동차금융과 신용대출 등 주로 소매금융(리테일)에 집중하고 있는 것과 다른 수익구조를 갖춘 셈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올해 KB금융지주와 1등 금융그룹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을 하고 있는 만큼 신한캐피탈의 선전이 반갑다.
그동안 그룹내 비은행부문의 주축이었던 신한카드가 업황 악화 등에 영향을 받아 주춤하고 있는 사이 그 빈 자리를 메우는 데 신한금융투자, 신한생명과 함께 신한캐피탈도 힘을 보태고 있는 모양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비은행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그룹 매트릭스 조직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며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