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8-24 11:5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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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주요 원인으로 조세와 사회보험 등의 지출 증가에 따른 가처분소득의 감소세가 꼽혔다.
이 때문에 가계가 소비를 더욱 줄이면서 정부에서 추진하는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도 결과적으로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4일 실질 가처분소득의 감소 원인으로 비소비지출 증가를 제시하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도 반감될 가능성을 제기했다. 사진은 통계청이 23일 내놓은 소득부문 가계동향조사에서 소득 1분위와 5분위의 월평균 소득 증감률을 나타낸 그래프. <통계청>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4일 “2분기 가계 동향 조사가 나오면서 분배 지표 악화에 관련된 문제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소득 수준별 분배가 잘 이뤄지지 않아 오히려 소득주도성장에 거꾸로 가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고 바라봤다.
통계청이 23일 내놓은 ‘2018년 2분기 가계 동향 조사(소득부문)’에 따르면 균등화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의 5분위 배율은 5.23배로 2008년 2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이 배율이 높을수록 고소득층과 저소득층의 가계소득 격차도 벌어진다.
전체 가구의 명목 경상소득은 2017년 2분기와 비교해 4.2% 늘어나면서 2014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실질 가처분소득은 같은 기간 0.1%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016년 4분기부터 여덟 분기 연속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 연구원은 “가계 살림살이를 정확히 판단하려면 가처분소득을 확인해야 한다”며 “가처분소득이 계속 줄어드는 것은 민간의 구매력 약화를 뜻하는 만큼 내수가 성장이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감소하고 있다는 쪽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실질 가처분소득은 명목소득에서 물가 변동분과 비소비지출을 뺀 것이다. 비소비지출은 세금, 공적연금, 사회보험 등 국민이 의무적으로 내야 하는 돈과 비영리단체 등에 대가 없이 지출하는 금액을 합친 것으로 고정적 비용으로 분류된다.
비소비지출은 2분기 실질 가처분소득의 감소를 불러온 주요 원인으로도 꼽힌다. 비소비지출은 2분기 기준으로 월 평균 94만2천 원으로 집계돼 2017년 같은 기간보다 16.5% 증가했다.
정 연구원은 “조세와 사회보험 등 비소비지출이 급격하게 늘어나면 소득 증가 효과를 전반적으로 상쇄하게 된다”며 “국민들이 앞으로 세금이 늘어날 부담을 걱정해 저축을 하고 당장의 소비를 줄이면서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도 줄어들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