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도쿄에 있는 27층짜리 고층건물 지분을 매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 실적이 부진하자 비용절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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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
삼성전자 일본법인이 오는 3월까지 도쿄에 있는 롯폰기 건물 지분을 매각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소식통을 인용해 6일 보도했다.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건물매각에 앞서 임대료가 더 싼 도쿄 이미다바시에 이미 다른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폰기 건물 매각 대상 지분은 57%다. 나머지 지분은 미쓰이부동산이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은 매각 규모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롯폰기는 도쿄 시내 중심에 위치해 삼성전자 외에도 구글, 야후 등 글로벌 IT기업들과 골드만삭스 그룹 등 금융회사들이 거점을 삼고 있는 지역이다.
삼성전자는 2003년 일본사업 50주년을 기념해 완공하고 일본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삼성전자는 당시 소니와 일본 등 일본 전자업체의 인재를 적극 영입하는 등 기술력 강화에 나섰다.
하지만 삼성전자 일본법인은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삼성전자는 샤프, 도시바 등 일본 전자업체들과 경쟁에 밀리며 고전하다 2007년 일본 TV시장에서 철수했다.
스마트폰도 일본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은 2012년 15% 수준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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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롯폰기 소재 삼성전자 일본법인 건물 |
삼성전자의 갤럭시 스마트폰 점유율은 지난해 11월 기준 점유율이 6%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시장에서 어깨를 겨루는 애플이 51%의 일본 시장점유율을 보인 것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롯폰기 건물 지분매각을 추진한 것은 일본시장에서 이런 실적부진에 대한 비용절감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최근 일본 사무실 이전 외에도 일본지사 직원을 감원하고 일본사업 책임자를 교체하는 등 인력 감축이나 조정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일본시장에서 모바일사업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인들은 소니나 샤프, 후지쯔 등 일본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유독 높은 편이다. 이는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이 잘 팔리지 않는 이유다. 스마트폰시장에서 독보적 애플도 일본시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본에서 애플 아이폰의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에 비해 높긴 하지만 미국이나 중국시장 등과 비교하면 부진하다. 애플의 최신 대화면 스마트폰 아이폰6도 일본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한화그룹과 4개 계열사 ‘빅딜’을 성사시킨 다음날 일본 도쿄로 출장을 다녀와 눈길을 끌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일본시장을 점검하고 거래처와 협력방안 등 경영구상을 하고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