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연 기자 nuevacarta@businesspost.co.kr2018-08-23 15: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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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양극화가 2분기 들어 더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23일 내놓은 ‘2018년 2분기 가계동향 조사(소득부문)’에 따르면 2인 이상인 전국 가구(농어가 제외)의 월 평균 명목소득은 2분기 기준 453만1천 원으로 집계됐다. 2017년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나 1분기의 증가율 3.7%를 넘어섰다.
▲ 23일 통계청에 따르면 2분기 기준으로 소득 최하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2017년 같은 기간보다 7.6% 줄어든 반면 최상위 20%는 같은 기간 10.3% 증가했다. <통계청>
그러나 소득 증가는 소득 상위 40%에 집중됐다. 나머지 60%는 2분기 기준으로 월 평균 소득이 모두 줄어들었다.
소득 최하위 20%인 1분위의 2분기 월 평균 소득은 132만5천 원으로 2017년 같은 기간보다 7.6% 줄었다. 2003년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된 뒤 역대 2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득 하위 20~40%인 2분위의 월 평균 소득은 280만200원으로 2017년 2분기보다 2.1% 감소했다. 2분위도 역대 2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소득 상위 40~60%인 3분위의 월 평균 소득은 394만2300원으로 0.1% 줄었다. 1분기에는 증가했지만 2분기에 감소로 돌아섰다.
반면 소득 상위 20~40%인 4분위의 월 평균 소득은 544만4200원으로 집계돼 2017년 2분기보다 4.9% 증가했다. 2014년 1분기 5%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소득 최상위 20%인 5분위의 월 평균 소득은 913만4900원으로 10.3% 늘었다. 2003년부터 관련 통계가 집계된 뒤 처음으로 10%대 증가율을 넘어섰다.
박상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015~2016년 구조조정에 따른 내수 부진에 영세 자영업자가 먼저 충격을 받았고 최근 고용 둔화로 가구당 취업 인원의 수도 줄어 영향을 미쳤다”며 “반면 상용직이나 좋은 일자리 중심으로 근로소득은 증가해 전체 소득격차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2분기 근로소득의 증감률을 분위별로 살펴보면 소득 수준이 낮은 순서대로 1분위 –15.9%, 2분위 –2.7%, 3분위 0.7%, 4분위 4%, 5분위 12.9%로 확인됐다.
사업소득의 증감률도 1분위 –21%, 2분위 –4.9%, 3분위 –7%, 4분위 15.7%, 5분위 8.8%로 집계됐다. 노동과 사업을 통해 얻은 소득 모두 고소득층에 더욱 쏠려 있는 셈이다.
가계소득 상위권과 하위권의 차이가 크게 벌어지면서 소득분배 지표도 2008년 이후 역대 2분기 기준으로 가장 나빠졌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은 2분기 기준 5.23배로 집계돼 2017년 같은 기간 4.73배에서 크게 늘었다. 2008년 2분기 5.24배 이후 소득차이가 가장 큰 것으로 확인됐다.
처분가능소득은 소득에서 세금이나 사회보장부담금 등 비소비지출을 빼고 자유롭게 쓸 수 있는 부분이다. 이 소득의 균등화 5분위 배율(5분위 평균소득/1분위 평균소득)이 높을수록 소득 상위와 하위의 격차도 커진다.
균등화 처분가능소득의 5분위 배율의 증감폭을 최근 3년 동안의 2분기 기준으로 살펴보면 2015년 4.19배, 2016년 4.51배, 2017년 4.73배, 2018년 5.23배로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