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이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해 비은행부문의 주력 계열사로 키우는 쪽으로 한 발 다가서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우리종합금융의 징계를 안건으로 하는 제재심을 23일 연다. 우리종합금융은 2007년 금융투자사업 유지를 위한 겸업 신고를 누락한 것이 2017년 8월에 드러나 당시 추진했던 증권사 전환을 중단했다.
금융업계에서는 우리종합금융의 신고 누락이 고의성이 없는데다 금융투자업에 관련 규정이 모호하게 명시된 부분도 있어 징계 강도가 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종합금융이 이 제재심에서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의 증권사 전환 인가가 불가능한 수준의 징계를 받지 않는다면 증권사 전환에 다시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시장의 분위기도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우리종합금융 주가는 22일 기준으로 5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손 행장이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을 앞두고 증권사 확보에 관심이 높다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보태고 있다.
손 행장은 2017년 12월 취임 때부터 “종합금융그룹으로 가려면 튼튼한 비은행 자회사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금융지주사로 전환되면 단단한 증권사를 어떤 방식으로든 확보해야 한다는 관측은 시장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 그 방법을 두고 우리종합금융의 증권사 전환, 외부 증권사 인수, 외부회사 인수 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 등이 모두 제시되고 있다.
금융지주사들이 보유한 증권사들의 성장세는 가파르다.
올해 상반기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하나금융지주, NH금융지주 등이 자회사로 둔 증권사들의 순이익은 모두 6869억 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44%나 증가했다.
손 행장은 지주사체제 전환을 통해 7조 원까지 늘어날 투자여력을 기반으로 우리종합금융을 증권사로 전환하고 다양한 방법으로 키워나갈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 한화투자증권, 유안타증권 등이 인수대상 후보로 꼽히기도 했지만 아직까지는 어느 곳도 매물로 나오지 않은 상황이다.
대형증권사 매물이 시장에 없는 만큼 단번에 대형급을 인수하기 보다는 중견급 증권사를 사들여서 증권사로 전환한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하는 것도 유력한 방안으로 꼽힌다
우리종합금융 관계자는 “우리종합금융이 증권사로 전환하는데 법적 문제가 없다면 그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본다”며 “다만 금융감독원의 결정을 앞두고 미리 예측하는 일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감병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