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2분기 말 기준 자기자본은 4조4422억 원, 총자산 42조371억 원에 이른다.
KB금융지주에서 KB국민은행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계열사지만 덩치 값을 못하고 있다.
KB증권은 KB손해보험, KB국민카드와 함께 KB금융지주의 주요 비은행부문 계열사다.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가 상반기에 순이익을 각각 1881억 원, 1686억 원을 낸 반면 KB증권은 상반기에 순이익 1528억 원을 내는 데 그쳤다. KB증권은 규모에 비해 순이익이 크지 못했고 총자산 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 순이익률(ROE)도 모두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에 못 미쳤다.
다른 증권사와 비교해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다. 올해 상반기 증시 호황이 이어지면서 증권사들의 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특히 KB금융지주의 맞수로 꼽히는 신한금융지주의 신한금융투자와 비교하면 윤 회장은 속이 상할 수밖에 없다.
신한금융투자는 자기자본이 3조2천억 원대로 KB증권보다 1조 원 이상 적지만 상반기 순이익이 1827억 원으로 KB증권보다 많았다. 총자산 순이익률(ROA)과 자기자본 순이익률(ROE) 역시 신한금융투자가 KB증권을 앞선다.
KB증권이 처음 KB금융지주에 인수될 당시 KB금융지주는 물론 시장의 기대도 크게 받았지만 아직까지는 기대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윤종규 회장은 2016년 3월 1조2500억 원에 이르는 과감한 투자로 당시 현대증권을 인수했다. 그 뒤 통합작업을 거쳐 같은 해 12월 KB증권이 출범했다.
당시 KB금융지주는 업계 18위인 KB투자증권만 보유하고 있었는데 현대증권을 인수해 자기자본 기준 업계 3위의 증권사를 거느리게 됐다. 특히 신한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지적을 받던 비은행부문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현대증권 인수는 KB금융이 신한금융을 제치고 9년 만에 1위를 되찾는 데도 크게 기여했다.
다만 당시 현대증권의 시장가치보다 2~3배 많은 금액을 투입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KB증권에서 일회성 손실이 발생했지만 KB금융지주의 실적이 선방했다”며 “증권가에서도 여러 가지 요인을 고려해 KB금융지주의 전망을 좋게 보고 있어 걱정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KB증권 관계자는 “KB증권은 인재 영입으로 인건비가 늘었고 사옥 이전에 따른 비용도 늘어났다”며 “현대상선 관련 손실도 발생하는 등 일회성 비용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