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은 7월 자회사인 아이리버에 6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아이리버의 자회사인 그루버스가 현재 새 음악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는데 여기에 300억 원가량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선 6월에는 모바일 방송국 메이크어스에 100억 원을 투자했다. 보는 음악 콘텐츠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메이크어스의 ‘딩고뮤직’은 세로가 긴 화면으로 구성된 모바일 특화 뮤직비디오를 선보이며 국내에서 대표적 모바일 음악채널로 자리잡고 있다.
SK텔레콤의 음악사업과 관련한 투자는 새 음악 플랫폼 출시를 앞두고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새 음악 플랫폼의 가입자 유치를 위해 막대한 마케팅비용을 쏟아 붓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음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은 특별한 혜택이 없는 한 다른 플랫폼으로 잘 옮기지 않는 경향이 있어 대대적 요금 인하 등의 마케팅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NHN벅스는 음원 서비스업계 3위(가입자 85만 명)인데 최근 2년 동안 가입자를 늘리기 위해 ‘니나노클럽’으로 대표되는 저가 전략을 펼치기도 했다. 니나노클럽은 간편결제 ‘페이코’를 이용하면 6개월 동안 매달 900원에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한 서비스다.
SK텔레콤이 막대한 비용을 들여서라도 새 음악 플랫폼을 만들려는 것은 신사업과 연계성 때문이다. 음악 플랫폼은 SK텔레콤이 키우고 있는 인공지능(AI) 서비스의 핵심 콘텐츠로 부각되고 있다.
박 사장으로서는 음원사업에 막대한 돈을 투자할 때마다 멜론이 생각날 수밖에 없다.
SK텔레콤은 2013년 멜론을 운영하는 로엔(현 카카오M) 지분 67%를 홍콩 사모펀드에 매각하면서 음원사업에서 철수했다. 당시 공정거래법 때문에 로엔 지분 100%를 확보해야 했는데 지분 33%를 구입할 1300억 원을 아끼기 위해 멜론을 포기했던 것이다.
현재 멜론은 가입자 450만 명으로 음원 서비스업계에서 확고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또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M의 기업가치는 현재 2조5천억 원에 이른다. 단순하게 계산하면 5년 동안 6배 가까이 가치가 뛰어 오른 것이다.
이 때문에 박 사장도 SK텔레콤 직원들에게 “멜론을 매각한 것은 실수였다”고 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사장은 올해 초 업계 3위인 NHN벅스를 노렸지만 5천억 원이라는 높은 인수가격에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자율주행차, 인공지능 등의 발달로 음원 플랫폼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SK텔레콤은 1300억 원을 아끼려다가 훨씬 큰 손해를 보고 있다”며 “비용 투입도 문제이지만 투자를 한다고 해도 음원 가입자를 얼마나 확보할 수 있을지 미지수인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