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임원들이 보유한 금호산업 주식을 잇달아 매각하고 있다.
금호산업 매각을 앞두고 박삼구 회장의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주가를 낮추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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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4명의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들이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했다.
지난달 26일 황선복 아시아나IDT 사장이 보유하고 있던 8천 주 가운데 5천 주를 주당 2만170원에 판 것을 시작으로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이 28일 7431주 전량을, 이용욱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가 29일 1천 주 전량을 장내에서 매도했다. 박홍석 금호타이어 전무도 30일 보유 주식 4700주 전량을 팔았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임원이 보유하고 있던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1월부터 1월 중순까지 10명이 넘는 계열사 대표나 임원들이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했다.
김수천 아시아나항공 사장과 기옥 금호터미널 사장을 비롯해 원일우 금호산업 사장, 서재환 금호사옥 사장, 김현일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 조재석 금호타이어 부사장, 박상배 금호타이어 사장, 한태근 에어부산 사장, 배오식 아시아나에어포트 사장 등이 일제히 주식을 처분했다.
이들이 최근까지 판 주식은 모두 합쳐 7만5천 주가 넘는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임원진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한꺼번에 매각한 것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는 데 필요한 자금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임원이 주식을 매도하면 시장에서 부정적 신호로 인식돼 주가가 하락하기 때문이다.
금호산업 주가는 지난해 11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1만2천 원 수준이었으나 매각 얘기가 본격적으로 나오고 호반건설이 지분을 매입하면서 상승하기 시작했다.
3일 금호산업 주가는 2만87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6일 2만550원에서 40% 가까이 올랐다. 금호산업 주가는 지난달 30일 장중 3만1150원까지 뛰었다. 금호산업 주가가 3만 원을 넘은 것은 2013년 1월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증권가에서 앞으로도 금호산업 주가가 뛸 것으로 보고 있다.
김경기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산업의 건설사업 영업가치는 6561억 원, 아시아나항공 지분가치는 7999억 원, 금호터미널과 금호리조트 등 기타 자산 가치는 1884억 원으로 추산된다”며 목표주가를 3만8천 원으로 제시했다.
금호산업 채권단은 주가와 금호산업 매각가격은 직접적 연관이 없다는 입장이다. 주가에 따라 매각가를 결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이 의도적으로 매각을 방해할 가능성에 대해 경계심을 내보이고 있다. 최근 박삼구 회장이 금호고속 매각을 두고 금호고속 최대주주인 IBK투자증권-케이스톤사모펀드와 갈등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매각주관사는 지난달 30일 매각공고를 내며 “박 회장이 금호산업 매각을 방해할 경우 2013년 박 회장과 체결한 금호산업 경영정상화추진 약정서에 근거해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을 박탈할 수 있다”며 “또 경영권을 행사해 박 회장을 포함한 경영진도 교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