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고속 매각과 경영권을 둘러싸고 IBK투자증권-케이스톤사모펀드(IBK펀드)와 금호고속의 갈등이 폭력사태로 비화되는 등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양측 간에 몸싸움까지 일어나 이틀 동안 14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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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산 전 금호고속 대표이사 사장 |
금호고속 직원들은 IBK펀드에서 선임한 김대진, 박봉섭 공동대표이사와 용역직원들을 형사고소하기로 했다고 2일 밝혔다.
금호고속 노동조합과 사내조직 '구사회'는 폭행과 재물손괴, 무단침입 등 혐의로 두 대표이사와 용역직원들을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하기로 했다.
IBK펀드가 선임한 금호고속 공동대표 두 명과 용역직원 30여 명은 1일 오후 12시40분쯤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금호고속 임원실을 점거했다.
얼마 뒤 금호고속 직원들이 임원실로 진입을 시도하면서 이를 막는 용역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금호고속 직원 9명과 용역 1명이 부상을 입었다.
2일 오전에도 양측이 출근하는 과정에서 다시 한 번 몸싸움이 일어나 금호고속 직원 2명과 용역직원 2명이 다쳤다.
IBK펀드와 금호고속 직원들의 충돌로 이틀 동안 14명이 다쳤다.
IBK펀드는 “대표이사들이 선임된 뒤 처음으로 금호고속 임원실에 출근한 것”이라며 “출근하지 않으면 대표이사로서 배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IBK펀드는 "고소장이 접수되면 정식으로 대응하겠다"고 덧붙였다.
양측은 모두 상대방이 먼저 폭행을 행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는 IBK펀드가 금호고속 본사를 빠져나간 상황이다.
IBK펀드와 금호고속의 갈등은 지난해 시작됐다. IBK펀드는 금호고속 지분 100%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12년 IBK펀드에 금호고속 경영권을 인정받고 재매각시 우선매수권을 확보한다는 조건으로 금호고속 지분 100%를 3천억 원 가량에 매각했다
그뒤 IBK펀드가 재매각을 추진하면서 금호고속을 싸게 되찾으려는 금호아시아나그룹과 비싸게 팔려는 IBK펀드가 충돌했다.
IBK펀드는 우선매수권이 본입찰 뒤 가격이 정해지면 해당 가격에 되살 수 있는 권리에 불과하다며 공개매각을 추진했고 이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기 시작했다.
IBK펀드는 금호그룹에서 임명한 김성산 전 금호고속 대표이사가 박삼구 회장의 지시에 따라 금호고속 인수가격을 낮추기 위해 매각절차를 방해했다며 해임했다.
반면 금호고속은 IBK펀드가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IBK펀드가 경영권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어기고 사람을 보내 직접 경영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금호고속은 IBK펀드가 정당하지 못한 방법으로 전 대표를 해임하고 현 대표들을 선임했다고 주장한다.
금호고속의 사내조직 ‘구사회’는 이달 22일까지 집회신고를 내고 지난달 21일부터 서울 서초구 본사와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앞에서 해임된 김성산 대표이사의 복귀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
김성산 전 금호고속 대표이사는 금호고속 신임 공동대표의 직무집행정지를 위한 가처분신청을 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IBK펀드는 3월2일 이후 금호그룹의 우선매수청구권이 소멸되면 금호그룹의 재협상 권한을 원천배제하고 제3자 매수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