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G생명은 현재 이름을 12월까지만 쓸 수 있다. 2013년 MBK파트너스에 인수되면서 ‘ING’ 상표권을 5년 동안 사용하는 계약을 네덜란드 ING그룹과 체결했기 때문이다.
ING생명은 이름이 바뀌면 인지도 하락에 따라 보험영업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그동안 나오기도 했다. DGB생명(옛 우리아비바생명)과 KDB생명(옛 금호생명)이 이름을 바꾼 뒤 보험신계약 물량이 줄어든 전례도 있다.
ING생명이 회사이름을 바꾸면 브랜드 가치도 떨어져 향후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나왔을 때 지금보다 몸값이 낮아질 수 있다는 예측이 일부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이를 감안해 정 사장은 ING생명 고객에게 이미 친숙한 오렌지 브랜드를 적용한 새 회사이름을 일찌감치 도입해 인지도 하락에 따른 타격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정 사장은 2014년 11월 기자간담회에서 고객의 관심을 계속 이끌어낼 전략으로 “ING생명에서 개발하는 차별화된 상품에 모두 오렌지에 관련된 이름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그 뒤 ING생명은 ‘용감한 오렌지 종신보험’ 등 주력 상품의 이름에 오렌지를 넣고 있다. 2018년에도 6월에 ‘오렌지 건강한 치아보험’, 7월에 ‘오렌지 금리연동 종신보험’을 내놓았다.
충청북도 청주에 ‘오렌지 디지털 시계탑’ 조형물을 세우고 수도권 전철에 오렌지색 하트 스티커를 붙이는 캠페인을 진행하는 등 오렌지를 활용한 마케팅도 적극 펼쳤다.
정 사장은 2017년 5월 ING생명의 상장 간담회에서 “새 브랜드의 선호도와 호감도가 좋다고 조사됐다”며 “새 브랜드를 이미 만든 만큼 3개월 정도면 ‘리브랜딩’에 문제없다”고 말했다.
ING생명 관계자도 “새 회사이름은 최근 2년 동안 고객 신뢰도 조사와 해외 벤치마킹, 브랜드 전문 상담 등을 통해 결정된 것”이라며 “고객 조사에서 응답자들이 오렌지라이프를 놓고 기존의 ING생명과 가장 자연스럽게 연계되는 것처럼 느꼈다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ING생명이 DB손해보험(옛 동부화재)와 ABL생명(옛 알리안츠생명)처럼 회사이름을 바꾼 뒤에도 브랜드 인지도를 빠르게 높인 선례를 따를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기업평가연구소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2017년 11월 동부화재에서 이름을 바꾼 직후 브랜드 평판지수 10위권 밖으로 떨어졌지만 7월 기준으로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ABL생명도 2017년 8월 알리안츠생명에서 이름을 바꾼 뒤 10위권 아래를 맴돌았지만 7월 기준으로 9위까지 올라왔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 사장의 마케팅 전략으로 오렌지라이프의 인지도가 빠르게 오른다면 인수합병시장에 매물로 다시 나올 때도 매각가격 하락을 상당부분 방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상품과 회사의 인지도는 반드시 동일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긴장을 놓아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