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앞줄 오른쪽)과 최종구 금융위원장(앞줄 왼쪽)이 7일 서울시 중구 서울시청 시민청에서 열린 인터넷 전문은행 규제혁신 현장 방문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보통신기술(ICT)기업들이 제3인터넷전문은행에 다시 관심을 두고 지켜보기 시작했다.
정부와 정치권에서 은산분리 완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지자 식었던 인터넷전문은행 추진 열기에 다시 불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까지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해 은산분리제도의 재검토 필요성을 들자 인터넷전문은행산업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7일 “인터넷전문은행이 규제에 발목이 잡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은산분리제도가 신산업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같은 날 “인터넷전문은행 및 핀테크 발전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금융산업의 진입 규제를 완화해 경쟁과 혁신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은산분리 완화를 위한 국회의 입법 협조를 다시 한번 부탁했다.
은산분리 완화에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여당 국회의원들 사이에서 서서히 규제 완화 필요성을 인정하는 분위기가 퍼지던 가운데 대통령까지 은산분리 규제 재검토 얘기를 꺼내자 인터넷전문은행업계에서는 규제의 장벽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동안 업계에서 회의적으로 여겨졌던 제3인터넷전문은행 등장 가능성도 떠오르기 시작했다.
인터파크가 2015년에 SK텔레콤과 컨소시엄을 결성해 인터넷전문은행 인가를 신청했던 전력이 있어 이번에도 다시 적극적으로 도전하지 않겠냐는 얘기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
인터파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꾸준한 관심을 두고 있었다”며 “구체적 계획을 세우기에는 아직 시기상조지만 사업여건이 달라질 수 있게 된 만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인터넷전문은행사업에 눈독을 들이며 꾸준히 후보군으로 오르내리고 있는 가운데 컨소시엄을 구성할 만한 정보통신기술기업들도 이름이 나온다.
신한은행과 협력할 것으로 꼽히는 주요 정보통신기술기업인 LG유플러스는 시장의 동향과 추이 등을 검토할 것으로 파악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을 위한 합작사업의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은산분리 완화 논의가 급물살을 탄 만큼 인터넷전문은행사업의 진출 가능성과 시장 현황, 경쟁사의 행보 등을 면밀히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SK텔레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 이후로 은산분리 완화 입법 논의가 지지부진하자 잠정적으로 시장 진입계획을 접었다.
SK텔레콤은 2015년에 IBK기업은행, 인터파크와 컨소시엄을 맺고 인터넷전문은행 인가신청을 냈지만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에 밀려 예비인가를 통과하지 못했다.
신중론을 보이는 기업들은 문 대통령과 최 위원장이 은산분리 완화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규제가 완화돼 정보통신기술기업이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 운영에 진입하기까지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다고 바라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문 대통령 발언으로 은산분리 완화와 인터넷전문은행 신설이 화두가 되고 있지만 아직은 말뿐”이라며 “기업들이 실제로 인터넷전문은행사업에 뛰어들려면 구체적 규제 완화 수준과 시장 전망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