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거래소가 6년 만에 공공기관에서 풀려나면서 증권회사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증권회사들은 한국거래소가 앞으로 상장하면 보유하던 주식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중소형 회사들의 인수합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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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경수 한국거래소 이사장 |
증권회사들은 30일 중소형 증권회사들을 중심으로 일제히 주가가 올랐다. 한국거래소 지분을 상당 부분 보유한 대형 증권회사들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골든브릿지증권 주가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지난 29일보다 10.46% 오른 1035원을 기록했다. 유안타증권 주가는 전날보다 9.07% 상승한 주가 3970원으로 뒤를 이었다. SK증권, KTB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 등의 주가도 1% 이상 올랐다.
NH투자증권 주가도 30일 종가 기준으로 전날보다 0.45% 오른 1만1100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 지분 7.4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한화투자증권 주가는 지난 29일보다 1.53% 상승한 3980원으로 장을 마쳤다. 한화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 지분 5%를 보유한 2대 주주다.
한국거래소는 29일 정부의 공공기관 지정이 풀리면서 중장기적으로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거래소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국가의 거래소 중 유일하게 상장하지 않았다. 2007년 기업공개를 시도했다가 실패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한국거래소가 상장하게 되면 한국거래소 지분을 지닌 증권회사들의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한국거래소 지분을 1주당 약 14만 원으로 장부에 반영했다. 한국거래소가 상장한다면 주가는 더욱 오를 것으로 보인다. 일본거래소의 경우 상장 뒤 1년 만에 시작 주가에서 3.8배가 올랐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한국거래소는 현재 주가와 1주당 순자산의 비율을 나타내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3배로 평가받고 있다”며 “홍콩이나 싱가포르거래소는 주가순자산비율이 10배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지분가치가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거래소는 현재 29개 증권회사와 7개 선물회사를 포함한 40개 기업을 주주로 두고 있다. 이 기업들은 한국거래소 지분을 평균 3%씩 보유하고 있다. 지분 3%는 대략 800억 원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중소형 증권회사들이 한국거래소가 상장한 뒤 지분을 팔아 얻은 자금으로 인수합병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박혜진 교보증권 연구원은 “올해 증권회사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순자본비율(NCR) 기준이 개정되면서 중소형 증권회사들이 서로 합병해 자기자본을 늘리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보유한 한국거래소 지분가치가 시가총액보다 높은 증권회사도 있는 만큼 인수합병 시장이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