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환 하이투자증권 사장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노조와 갈등을 빚고 있다.
노조는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경영사정이 악화하자 좋은 실적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을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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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투자증권 서태환 사장 |
하이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30일 “수익악화를 이유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는 주장은 거짓”이라며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이 경영이 악화하자 우리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지난 28일 노조에 대규모 구조조정안을 전달했다. 현대중공업이 2008년 하이투자증권을 인수한 이후로 실시한 첫 구조조정이다.
구조조정안의 뼈대는 임직원 250명이 희망퇴직하거나 권고사직하고, 영업점 20개를 폐쇄하는 것이다.
하이투자증권은 이 과정에서 노조에게 모기업인 현대중공업의 경영사정을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하이투자증권은 2013년 적자에서 2014년 흑자로 돌아섰는데 구조조정을 할 수 있는가”라며 “회사로부터 이번 구조조정이 현대중공업의 경영사정과 관련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은 2013년 4월부터 연말까지 누적순손실 91억6천만 원을 봤으나 지난해 9월 말 기준으로 168억3천만 원의 순이익을 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업황 부진과 리테일 부문의 실적악화로 이번 구조조정을 하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구조조정이 하이투자증권 경영진 스스로 내린 판단일 뿐 하이투자증권과 현대중공업의 경영은 별개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11월 현대중공업그룹의 지원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하이투자증권의 후순위금융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 노조는 지난 29일 비상운영위원회를 소집해 투쟁을 확정했다. 2월3일 하이투자증권 본사 앞에서 조합원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하이투자증권 노조 관계자는 “이번 구조조정안을 전면철폐하지 않으면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이투자증권 관계자는 “노조와 대화하겠다는 원칙을 세우고 구체적 대응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