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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부문 사장(왼쪽)과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
삼성전자가 발표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대해 국내외 증권사들은 대체로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스마트폰사업은 ‘샤오미 쇼크’에서 점차 회복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스마트폰 최강자’ 자존심을 회복하려면 ‘갤럭시S6’의 성공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
반도체사업은 올해도 삼성전자의 실적 ‘버팀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도 성과를 내야 반도체시장의 진정한 강자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 증권사 “삼성전자 최악 지났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확정을 발표한 이후 국내 증권사들이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올려잡고 있다.
NH투자증권은 30일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165만 원에서 175만 원으로 상향조정했다. 하이투자증권과 대신증권도 적정주가를 각각 170만 원과 160만 원으로 올렸다.
증권사들의 전망이 낙관적인 이유는 4분기 실적을 통해 삼성전자가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났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5조29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치 평균인 4조7200억 원을 상회하는 것이다.
이세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좋았고 시스템 반도체 사업부의 적자가 줄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비수기인 4분기에 IT모바일(IM)부문 마진이 더 이상 훼손되지 않았다”며 “재고이슈도 대부분 마무리되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말했다.
외국계 투자은행들도 긍정적 평가를 내놓고 있다.
JP모건은 이날 보고서에서 “소비자가전(CE)부문을 제외한 삼성전자의 모든 사업부문이 예상보다 선전했다”며 “특히 스마트폰사업은 하이엔드 제품 판매증가에 따른 평균판매단가(ASP) 상승과 효율적 비용집행 등으로 실적이 좋았다”고 설명했다.
JP모건은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150만 원에서 170만 원으로 올렸다.
◆ 스마트폰사업 ‘갤럭시S6’ 성공에 달려
삼성전자는 지난해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중국업체 사이에 낀 ‘샌드위치’ 신세를 면치 못했다.
IM부문의 영업이익은 2013년 24조9600억 원에서 지난해 14조5600억 원으로 10조 원 이상 줄어들었다. 이 기간에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은 11조7600억 원 감소했다. IM부문이 영업이익 감소분 대부분을 차지한 것이다.
삼성전자 스마트폰사업이 예전처럼 매 분기 5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내는 것은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샤오미 등 후발주자들의 가세로 스마트폰시장이 치열해지면서 전과 같은 ‘삼성 프리미엄’을 누리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29일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프리미엄 제품은 특화기능을 갖춘 차별적이고 혁신적인 신제품을 준비하고 있다”며 “중저가시장은 슬림한 디자인과 아몰레드 디스플레이, 메탈소재를 적용한 제품을 앞세워 공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무엇보다 ‘갤럭시S6’을 성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경쟁을 계속하고 중저가제품에도 프리미엄을 부여하려면 간판인 플래그십 제품이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야 한다.
JP모건은 “갤럭시S6은 시장 예상보다 훨씬 많이 팔릴 것”이라며 “5천만 대 판매를 가정할 때 갤럭시S6은 IM부문 영업이익의 55%,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24%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갤럭시S6의 판매실적에 따라 시스템LSI사업부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이 달라진다는 점에도 주목해야 한다”며 “갤럭시S6은 자사 프로세서인 엑시노스와 삼성디스플레이의 플렉시블 디스플레이를 탑재하며 경쟁사와 차별화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 올해 비메모리 반도체에 주목해야
지난해 실적을 이끌었던 반도체사업의 경우 올해 시스템LSI사업부에 관심을 쏟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시스템LSI사업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비메모리 반도체를 담당하고 있다.
시스템LSI 사업부는 지난해 1조 원 정도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LTE칩 개발이 늦어지면서 퀄컴 과 경쟁에서 밀린 탓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첨단 미세공정 기술인 ‘14나노 핀펫(Fin-FET)’이 적용된 새로운 ‘엑시노스’를 통해 반격에 나선다. 특히 퀄컴이 최근 ‘스냅드래곤 810’과 관련된 발열논란에 시달리고 있어 격차를 좁힐 수 있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시스템LSI사업부 매출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도 올해 전망이 밝다. 삼성전자는 최근 대만의 TSMC를 제치고 애플의 차세대 AP인 ‘A9’ 생산물량 대부분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스템LSI사업부에 대한 높은 기대는 29일 열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도 확인됐다. 행사에 참석한 투자자들은 시스템LSI 사업부의 올해 전략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LSI 투자를 전년보다 늘릴 것”이라며 “14나노 공정비중을 연말까지 30% 수준으로 확대하고 다양한 거래처를 확보하는 데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올해 비메모리 반도체의 도약이 기대되는 한 해”라며 “올해 시스템LSI 부문에서 큰 폭의 실적개선이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