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인도 스마트폰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되찾은 데는 샤오미 등 중국업체들의 전략을 참고해 맞대응한 성과인 것으로 분석됐다.
2일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에서 '젊은 브랜드'로 변하기 위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인도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진출 초반부터 젊은 수요층을 공략해 성과를 낸 전략을 뒤따르는 것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샤오미와 오포는 인도에서 새 스마트폰을 출시할 때 축제와 같은 큰 행사를 열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 TV광고 대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마케팅에 집중하며 젊은 소비자들과 접점을 늘리는 데 힘썼다.
오포와 비보는 오프라인 유통점을 공격적으로 늘리는 방식으로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도 늘렸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주로 온라인 판매에 집중하면서 TV 등 기존 매체를 활용해 스마트폰을 광고했기 때문에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마케팅 경쟁에서 밀린 것으로 분석됐다.
삼성전자는 뒤늦게 이런 상황을 파악하고 중국 스마트폰업체를 뒤따라 새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
삼성전자 인도법인 마케팅담당은 로이터를 통해 "젊은 세대가 TV 광고 등 매체를 지루해한다는 점을 파악하고 광고 플랫폼을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했다"고 말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인도 전자제품 유통점에 판매 직원을 늘리고 인도의 인기 스포츠인 크리켓팀을 후원하는 등 현지화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자의 인도 연구센터에서 개발한 동영상 재생 중 문자 전송 기능 등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탑재해 소비자 편의성도 강화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업체와 경쟁이 치열한 150~300달러 가격대의 보급형 스마트폰 라인업을 늘린 점도 점유율 회복에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의 분석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인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샤오미에 내줬지만 올해 2분기에 근소한 차이로 앞서며 선두를 되찾았다.
카날리스는 로이터를 통해 "삼성전자는 그동안 샤오미와 오포, 비보 등 중국업체의 위협을 무시해 오다 함정에 빠졌다"며 "이제는 확실하게 맞대응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인도에서 마케팅비 지출을 늘리는 등 노력에 힘을 쏟고 있지만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의 온라인 마케팅 성과를 따라가려면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이터는 "삼성전자가 스마트폰 경쟁사들을 파악하고 대응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이기는 방법이라는 점을 터득했다"며 "새로운 전략이 조금씩 결과로 나타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적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