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올해 공개채용부터 객실 여승무원에 대한 키 제한을 폐지한다.
대한항공은 또 올해 약 900명의 객실 승무원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는 매년 600명 채용하던 규모에서 크게 늘린 것이다.
30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다음달 9일까지 진행하고 있는 ‘2015년 1차 첫 신입 객실 여승무원 모집’부터 지원 자격기준에서 신장을 제외했다.
대한항공은 이번에 200명의 객실 승무원을 뽑는다. 대한항공은 올해 900명의 객실 승무원을 채용하기로 계획을 잡았다. 이는 신규노선 확대와 중대형 항공기 도입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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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대한항공 채용공고를 보면 지난해까지 있던 신장제한 항목이 사라졌다.
대한항공은 “기내안전과 원활한 서비스를 위해 신장 제한을 유지해왔지만 인권위 등의 권고를 받아들여 자격기준에서 이를 제외했다”며 “남자 승무원 신장제한도 함께 폐지된다”고 했다.
대한항공의 저비용항공사(LCC) 진에어도 신장제한을 폐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지난해까지 ‘신장 162cm 이상’이라는 기준을 계속 고집해 빈축을 샀다.
대한항공은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로부터 키 기준과 관련해 “합리적 이유 없는 평등권 침해의 차별행위”라며 채용제도를 개선할 것을 권고받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기내 적재함 안을 눈으로 확인하고 여닫거나 비상용품을 꺼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런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며 키 제한을 유지했다. 기내 적재함의 높이는 대개 200㎝가 넘고 대형기종의 경우 최고 214㎝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은 인권위로부터 같은 권고를 받고 키 제한을 없앴다.
대한항공이 신장제한을 없애면서 다른 항공사들의 채용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내 7개 항공사 가운데 제주항공,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도 승무원 채용 때 남녀 승무원의 지원자격으로 ‘신장 162cm 이상’을 명시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저비용항공사 에어부산은 채용 자격요건에 ‘기내 안전 및 서비스 업무에 적합한 신체조건을 갖춘 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동안 승무원 지망생들 사이에서 동양인의 체격이 더 작은데도 서양의 항공사보다 더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높았다.
싱가포르항공과 일본항공은 지원자격이 키 158㎝ 이상이며 독일의 루프트한자항공과 핀란드의 핀에어는 키 160㎝ 이상을 지원자격으로 명시하고 있다.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은 신장 기준이 5피트(152.4㎝)다.
이밖에 에미레이트항공, 카타르항공, 에티하드항공 등 중동 항공사와 홍콩의 캐세이퍼시픽항공 등은 키 대신 ‘암리치’(arm reach) 기준을 두고 있다. 암리치는 맨발로 뒤꿈치를 들고 팔을 뻗어 손이 닿을 수 있는 거리를 뜻한다.
에미레이트항공과 카타르항공은 최소 암리치가 212㎝이며 에티하드항공은 210㎝, 캐세이퍼시픽은 208㎝다.
사람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암리치가 206~208cm가 나오려면 157cm 신장이면 충분하다.
미국 델타항공이나 에어캐나다는 이런 기준이 아예 없다. KLM네덜란드항공 역시 자격요건에 키와 관련한 기준이 없다. 대신 ‘너무 작거나 크지 않아야 한다’고 나와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