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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뻗어간 '먹방' 인기, 규제 얘기 꺼냈다가 '머쓱'

임주연 기자 june@businesspost.co.kr 2018-07-31 15:2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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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방'(먹는 모습을 보여주는 방송) 규제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2019년 발표될 것으로 예고된 '먹방 가이드라인'이 국민적 공감대를 얻는다면 규제를 낳을 수 있겠지만 먹방의 인기는 세계로 뻗어나갈 정도로 강력해 규제까지 가지는 않을 공산이 크다.  
 
해외로 뻗어간 '먹방' 인기, 규제 얘기 꺼냈다가 '머쓱'
▲ 먹방BJ 밴쯔(오른쪽).

31일 아프리카TV와 유튜브,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등에서 먹방 애청자 및 BJ들이 ‘먹방 규제’에 반발하고 있다. 

유명 먹방 BJ '밴쯔'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암환자들이 오래 금식하는 동안 먹방을 통해 위로 받는 사례를 공개하며 먹방의 순기능을 들었다.

BJ는 인터넷을 이용해 개인방송을 만드는 창작자를 뜻한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약 130여 건의 ‘먹방 규제를 철회하라’는 글이 올라오고 있고 유튜버들은 채널에 먹방 규제 반대 메시지를 담은 동영상들을 올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먹방 규제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은 30일 "먹방을 규제하는 것 자체가 국가주의적 문화"라며 "조선시대도 아니고 왜 국가가 일일이 먹는 데까지 간섭하고 시장에 개입하나, 우리가 그야말로 어리석은 백성도 아닌데 어떻게 먹방에 대해 규제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는 정부 부처들이 최근 '건강한 식품 선택 환경을 조성한다'는 목적으로 2019년까지 '폭식 조장 미디어 및 광고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27일 보건복지부 및 관계 부처가 합동으로 발표한 ‘국가 비만 관리 종합대책’을 살펴보면 정부 부처들은 “최근 먹방과 같은 폭식조장 미디어에 따른 폐해가 우려됨에도 이에 대한 모니터링과 신뢰할 만한 정보 제공이 미흡하다”고 판단했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세운 데에는 모방심리가 큰 청소년들이 미디어를 통해 접한 먹방을 따라하는 사례가 많은 것도 이유가 됐다. 과식과 폭식이 청소년에게 나쁜 식습관을 심어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다만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이는 권고사항으로서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일 뿐이다”며 “법적 강제성이 있는 규제로 이어지려면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먹방이 지금과 같은 인기를 유지한다면 비만대책으로 먹방 규제는 힘을 받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먹방은 2010년대 초 개인방송채널인 아프리카TV방송을 통해 처음으로 등장했다. 유명 먹방BJ 밴쯔는 한 인터뷰에서 “2013년 먹방을 시작한 이유는 먹는 걸 좋아해서”였지만 “방송을 지속하게 된 것은 채팅창을 보고 얘기하는 게 친구들을 만나 대화하는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밴쯔 뿐 아니라 엠브로, 떵개떵 형제, 입짧은햇님, 프란 등 인기 먹방BJ들은 주로 저녁식사나 야식 먹을 시간에 방송을 한다. 이들의 방송의 알림을 받는 구독자는 약 300만 명을 넘어선다. 

한국은 지난해 엥겔계수가 13.9%로 2000년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을 정도로 생활에서 ‘먹는 것’이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고 있다. 엥겔계수가 높아진 것은 소득 정체와 높아지는 장바구니 물가, 외식 경향,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 소비 패턴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박동숙 교수팀이 2017년 먹방 콘텐츠를 즐겨보는 남녀 14명을 심층 인터뷰한 결과에 따르면 먹방을 보는 주요 동기는 다이어트 압박에 따른 대리만족 및 스트레스 해소로 분석됐다. ‘많이 먹는 것은 나쁘다’는 사회 통념에 대리 저항하는 의미라는 것이다. 

먹방은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타고 해외까지 뻗어나가는 ‘한류 콘텐츠’가 됐다. 유명 ‘먹방(mukbang)’들이 생겼고 외국 유튜버들도 먹방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스웨덴 체인 레스토랑 '베이징8' 등 손님이 직접 먹방을 찍어볼 수 있도록 ‘먹방 스튜디오’를 구비한 레스토랑까지 생겨났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 네덜란드, 에콰도르 등 외국언론들은 2010년대 초부터 치솟는 먹방의 인기 비결을 분석하기도 했다.

2015년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경기 침체로 널리 깔린 불안과 불행으로 대리만족하기 위한 오락”이라고 봤고 BBC는 “사회가 분업화되고 1인가구가 늘어나는 등 한국 사회가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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