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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총괄 겸 시스템LSI사업부 사장(왼쪽)과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지난해 반도체사업에서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사업의 호황이 이어지면서 그 수혜를 톡톡히 입었다.
올해 전망도 밝다. 모바일기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고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시장도 본격화해 또 한번 최대실적을 기록할 것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성과를 내려고 한다. SK하이닉스는 D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낸드플래시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 메모리 호황에 웃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사업부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9조7300억 원과 8조7800억 원을 기록했다고 29일 밝혔다.
2013년과 비교할 때 매출은 6%, 영업이익은 27% 가량 늘었다. 지난해 반도체사업부는 삼성전자 모든 사업부문 가운데 유일하게 성장하며 삼성전자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
SK하이닉스도 전날 사상최대 실적을 발표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매출은 17조1260억 원, 영업이익은 5조1090억 원을 기록했다.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최대 연간 실적을 갈아치웠고 회사 창립 32년 만에 연간 영업이익 5조 원 시대를 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사업 실적이 좋았던 것은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시장이 호황을 누렸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치킨게임이 끝나면서 가격과 공급이 안정됐고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중심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었다.
반도체 전자상거래사이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D램 시장규모는 463억 달러로 2013년보다 34.5% 성장했다. 낸드플래시 시장규모는 245억 달러 정도다.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전체 매출에서 메모리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74%다. SK하이닉스의 경우 97%로 거의 전적으로 메모리 반도체에 의존하는 매출구조가 구축돼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 반도체시장의 강자다. 시장조사업체 IHS테크놀로지에 따르면 지난해 메모리 반도체 시장 1위는 점유율 35.2%를 차지한 삼성전자다. SK하이닉스는 19.3%의 점유율로 미국 마이크론(20.4%)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 올해도 사상최대 실적 기대감 커
메모리 반도체시장 호황기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D램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14% 성장한 52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본다. 낸드플래시시장도 12% 성장해 276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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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 사장 |
삼성전자는 4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올해 연간 D램 비트(bit) 성장률은 20% 중반대로 시장평균을 상회할 것”이라며 “낸드플래시도 시장평균을 넘는 30% 후반 대 성장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SK하이닉스도 올해 서버와 모바일시장을 중심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 채용량이 증가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올해 반도체사업에서 다시 한 번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황준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2010년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며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은 독보적인 기술우위를 보유하고 있어 올해도 전체 실적을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가 D램에서 11조 원, 낸드플래시에서 2조3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SK하이닉스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전망도 밝다.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 5조 원을 넘어 올해 6조 원 시대를 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유의형 동부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는 올해 6조2천억 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하며 사상최대 실적을 재경신할 것”이라며 “D램 업체들의 미세공정 전환에 따른 공급량 증가 제한과 낸드플래시 마진 개선이 근거”라고 설명했다.
◆ 삼성전자는 ‘시스템’, SK하이닉스는 ‘낸드’에 주력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에 편중된 매출구조에서 탈피하기 위해 시스템반도체사업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시스템LSI 투자는 지난해보다 많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생산규모 증가 물량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하반기 거래선이 확보된 상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무기는 첨단 미세공정 기술인 14나노 핀펫(FinFET)이 적용된 시스템 반도체다. 삼성전자의 차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S6’에도 이 기술이 적용된 자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 ‘엑시노스’가 탑재된다.
삼성전자는 14나노 공정 제품 비중을 올 연말까지 30% 수준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14나노 엑시노스를 외부에 공급하기 위해 여러 고객사와 논의하고 있으며 중장기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파운드리(위탁생산) 거래선 다변화에도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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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성욱 SK하이닉스 사장 |
SK하이닉스는 올해 낸드플래시사업을 본격화해 마이크론을 누르고 메모리 반도체 2위 자리를 굳힌다는 계획을 세웠다.
SK하이닉스 전체 매출에서 낸드플래시가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로 D램에 비해 낮다. 이 때문에 낸드플래시 매출을 늘려 안정적 매출 구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8만 장 수준인 낸드플래시 생산용량이 올해 21만 장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트리플레벨셀(TLC) 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상반기중 본격 양산하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솔루션 제품 공급을 늘려 수익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트리플레벨셀은 반도체 셀(Cell) 하나 당 3비트를 저장하는 기술로 1비트나 2비트를 저장하는 기존 제품보다 저장효율이 뛰어나다. SK하이닉스는 모바일 기기용 TLC 낸드플래시 제품을 오는 2분기부터 출시한다.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10.3%로 5위에 해당한다. 4위인 마이크론(12.2%)과 점유율 격차를 얼마나 빨리 좁힐 수 있을지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민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