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가 국민연금공단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는 방안을 30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국민연금의 경영 참여와 관련해 이견이 있었다며 조만간 합의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박 장관은 26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제5차 기금운용위원회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에 관한 원칙(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안건을 심의했다.
박 장관은 애초 이날 회의에서 국민연금에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하려 했으나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의 활용 여부를 놓고 이견이 나오면서 의결을 다음 회의로 미뤘다.
보건복지부는 회의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기금운용위원회에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방안을 논의했으나 경영 참여 주주권 행사여부 등 주요 쟁점을 놓고 위원 간 이견이 있어 회의에서 결론을 내지 않았다”며 “30일(잠정)에 위원회를 다시 열고 재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위원들의 생각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니다”며 “경영 참여와 관련한 개념과 범위에 세부적 이견이 있었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스튜어드십코드 도입안은 이사 선임과 해임, 정관 변경 관련 주주제안 등 기업의 직접적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의 행사는 우선 배제하고 여건의 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건복지부의 안에 찬성하는 의견과 보건복지부가 마련한 안이 부족하다며 도입 처음부터 경영 참여를 선언한 뒤 운영과정에서 제도를 손보자는 의견이 엇갈린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은 “경영 참여와 관련한 주주권 행사를 여건이 준비된 뒤에 하자는 의견과 처음부터 도입하자는 의견 사이에 어느 쪽이 수용성이 높을지 살펴봐야 한다”며 “다음주 월요일까지 이해의 폭이 높아져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회의 시작 전 모두발언에서 금융위원회와 함께 국민연금이 경영 참여에 해당하는 주주권을 행사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모두발언에서 “이번 안에 경영 참여가 제외된 것과 관련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어 가슴 아프다”며 “현행법령에 따른 기금운용상 제약 요인과 경영 참여 주주활동의 범위 등을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합리적 해결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많은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가 경영 간섭으로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지만 대다수 건전하고 투명하게 운영되는 기업들은 이를 통해 기업가치를 더 높이고 성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