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와 BOE가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에 맞서 기술력을 증명하기 위해 접는(폴더블) 스마트폰 출시를 최대한 앞당길 것이라는 외국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24일 일본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화웨이는 BOE와 협력해 삼성전자보다 먼저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겠다는 목표를 두고 온힘을 쏟고 있다.
▲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
화웨이는 글로벌 3위 스마트폰업체로 굳건히 자리잡은 뒤 삼성전자와 애플에 점유율 격차를 좁히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아직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에서 입지가 불안하다.
BOE는 글로벌 LCD시장에서 올해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를 모두 제치고 1위 업체로 성장했지만 차세대 기술인 중소형 올레드패널분야에서 여전히 후발주자로 뒤처지고 있다.
화웨이가 BOE가 이런 상황에서 접는 스마트폰을 세계 최초로 출시한다면 글로벌 전자업계에서 기술력 우위를 입증할 수 있는 중요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
스마트폰 하드웨어와 중소형 올레드에서 각각 세계 1위 업체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도 내년 상반기 출시를 목표로 접는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관계자를 인용해 "화웨이는 접는 스마트폰의 초반 판매 물량이 2만~3만 대에 그치더라도 일단 출시 시기를 삼성전자보다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며 "업계와 전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중요한 기회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화웨이와 BOE의 접는 스마트폰 출시는 전자제품과 부품산업에서 한국을 뛰어넘으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중국이 스마트폰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도록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도 화웨이와 BOE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며 "강력한 글로벌 경쟁자로 떠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접는 스마트폰에는 형태 변화를 견딜 수 있도록 튼튼하고 높은 품질을 갖춘 올레드패널과 활용성 및 휴대성을 모두 갖출 수 있는 수준 높은 스마트폰 하드웨어 개발 기술이 모두 필수적이다.
삼성전자와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런 기술력에서 글로벌 경쟁사와 비교해 압도적 우위를 갖추며 성장에 힘을 받아 높은 시장 지배력을 자랑해 왔다.
하지만 세계 최초의 접는 스마트폰 출시라는 상징적 위업을 중국에 빼앗긴다면 앞으로 시장에서 기술력을 앞세우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BOE가 접는 스마트폰용 올레드까지 생산할 수 있을 정도의 기술력을 증명한다면 애플 아이폰에 탑재되는 중소형 올레드를 공급할 가능성도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아이폰용 올레드 물량 대부분을 책임지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에 실제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삼성전자는 세계 스마트폰시장에서 화웨이를 포함한 중국업체의 물량 공세에 밀려 점유율 확보에 고전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접는 스마트폰 출시마저 늦어진다면 앞선 기술력을 강조해 왔던 브랜드 이미지에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는 세계 스마트폰시장이 둔화하는 가운데도 삼성전자와 애플을 위협하는 경쟁사로 성장했다"며 "접는 스마트폰 출시로 반전을 노리던 삼성전자가 기회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