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탓에 설 선물세트 소비형태도 변하고 있다.
세트당 판매단가가 줄어들고 한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사전예약이 늘고 있다. 특히 2~3만 원대 중저가 실속형 세트가 인기를 끈다. 평소 구매를 잘 하지 않는 수입과일 선물세트도 찾는 소비자가 증가하고 있다.
|
|
|
▲ 고객이 대형마트에서 설 선물세트를 고르고 있다. |
27일 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명절 선물세트 매출에서 사전예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설과 추석에 11.2%, 16.7%를 차지해 2013년보다 각각 7.2%, 8.8% 늘었다.
홈플러스는 이번 설에 사전예약이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사전예약을 통해 조금이라도 알뜰하게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홈플러스는 사전예약에 대한 상품 할인율을 지난 추석에 비해 2배로 늘렸다. 50만 원 이상 구매 때 구매금액의 5%를 상품권으로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예전에 일부 선물세트에 한정했는데 이번에 모든 선물세트로 확대했다.
예전에 주로 기업고객이 사전예약 구매를 했는데 최근 들어 개인고객 수요도 늘고 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해는 설과 봄 신학기 준비기간이 겹쳐 장바구니 물가에 부담을 느낀 고객들이 더욱 많이 사전예약 판매를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설 사전예약 선물세트의 평균 구매비용은 2만7810원으로 지난해와 2013년보다 2천 원 넘게 줄었다. 최근 담뱃값 인상, 연말정산 등의 영향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과일 선물세트를 찾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FTA체결에 따른 병행수입 영향으로 망고, 자몽, 용과 등 3만 원대 수입과일 선물세트가 많아졌다. 인기 선물세트인 굴비가 이번에 30% 이상 가격이 올라가면서 과일 선물세트가 굴비선물세트를 대체하고 있다.
식품기업 ‘빅2’인 CJ제일제당과 대상은 이런 소비성향을 선물세트에 적극 반영했다. 두 기업은 지난해보다 선물세트 물량을 10% 가량 늘렸지만 가격대는 2~3만 원대 중저가 실속형 선물세트로 구성했다.
식품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저가 가격대이면서도 부피가 큰 햄이나 주부들의 만족도가 높은 연어캔 세트가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
설 선물세트 시장은 매년 5천억 원대 규모를 이룬다. 3주에 거친 선물세트 판매기간에 한 업체당 1천억 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릴 수 있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계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