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시장이 하반기부터 IT기기가 아닌 자동차 전장용 제품을 중심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됐다.
IT기기용 적층세라믹콘덴서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기가 시장 성장의 수혜를 온전히 보기 어려울 수도 있다.
박형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23일 "적층세라믹콘덴서업황은 하반기에도 호황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전장부품용 콘덴서의 수요가 늘어 시장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까지 적층세라믹콘덴서 가격 상승이 삼성전기 등 공급업체의 실적 성장을 이끌어 왔다면 하반기에는 고가의 자동차용 콘덴서 비중 증가가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스마트폰 등 IT기기에 사용되는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재고가 이미 제조사들에 충분히 쌓여 있어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한계를 맞을 수 있다는 관측이 일각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박 연구원은 "앞으로 적층세라믹콘덴서의 성장동력은 IT가 아닌 전장분야"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삼성전기는 상반기까지 적층세라믹콘덴서 가격 급등에 힘입어 영업이익을 크게 늘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앞으로 이런 시장 변화에 따라 수혜폭이 줄어들 공산이 크다.
삼성전기가 아직 적층세라믹콘덴서 매출의 대부분을 IT기기분야에서 올리는 반면 전장용 콘덴서가 차지하는 비중은 한 자릿수에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무라타와 같이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들이 하반기부터 시장 성장의 수혜를 독점하면서 삼성전기의 실적 증가 속도가 상대적으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기와 같은 후발업체가 당분간 고객사에 전장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공급을 추진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동차용 적층세라믹콘덴서 고객사들이 2020년까지 수급처를 다변화할 이유가 적다"며 "후발주자들이 무리하게 공급 확대를 추진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