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출사표를 던진 의원들. (왼쪽부터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김두관, 김진표, 박범계, 송영길, 최재성, 이해찬, 이종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연합뉴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당대표에 도전장을 던지면서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은 더 짙은 안갯속으로 빠져 들었다.
이 의원의 우세가 점쳐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은 예비경선부터 후보들 사이 치열한 합종연횡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22일 정치권에 따르면 8월25일 열리는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에는 그 어느 때보다 무게감 있는 후보들이 대거 출마했다.
21일 마감된 더불어민주당 대표 경선후보 등록 결과
이해찬(7선), 이종걸(5선), 김진표(4선),
송영길(4선), 최재성(4선), 이인영(3선), 박범계(재선), 김두관(초선) 등 모두 8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친노와 친문의 좌장격인 7선의
이해찬 의원이 출사표를 던진 것은 물론 초선인 김두관 의원조차 18대 대선 주자로 당내 경선을 치른 경험이 있을 정도로 각 후보들은 모두 당내에서 일정 부분 지분을 들고 있다.
이번에 선출되는 당대표는 2020년 치러지는 21대 총선 공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한다.
보수세력이 6월 지방선거 참패 뒤 마땅한 활로를 찾고 있지 못하는 상황에서 2020년 총선 역시 여당에 유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 후보들을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유력 후보가 대거 출마한 만큼 예비경선도 본선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26일 중앙위원회 예비경선을 통해 8월25일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자리를 놓고 겨룰 최종 후보 3명을 뽑는다.
중앙위원회 예비경선은 국회의원, 지역위원장, 광역·기초단체장, 주요 당직자 등 400여 명으로 구성된 중앙위원들이 투표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이번 예비경선은 애초부터 치열한 경쟁이 예상됐지만
이해찬 의원의 뒤늦은 합류로 더욱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게 됐다.
정치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1년 넘게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이번 당 대표는 문 대통령과 뜻이 잘 맞는 인사가 차지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후보자들 가운데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은
이해찬, 김진표, 최재성, 박범계 의원 등이다.
20일
이해찬 의원이 출마 선언을 하기 전까지 정치권에서는 다음 당대표로 김진표 의원이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돌았다. 하지만 이 의원의 출마로 김 의원을 비롯한 다른 친문 의원들은 예비경선 통과조차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놓였다.
정치권에서는 친문 의원들의 좌장격인 이 의원의 예비경선 통과 가능성을 매우 높게 본다.
이번 당대표 경선이 친문 대 비문의 구도로 펼쳐진다면 친문 진영 중앙위원들의 표는
이해찬 의원에게 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다른 친문 의원들은 예비경선 통과가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 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
다만 이번 당 대표 선거에서 ‘세대 대결’이 부각된다면
이해찬 의원도 예비경선 통과를 장담하기 어려워질 수도 있다.
당 내에서는
이해찬 의원의 정치력과 경륜을 인정하지만 당의 혁신을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주자들이 당 대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해찬 의원이 당대표 출마 결심을 늦춘 데는 건강이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도 돌았다. 이 의원은 20일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하며 건강과 관련한 질문을 받고 “강건하거나 그런 것은 아니지만 몸이 아프다거나 그렇지는 않다”고 대답했다.
친노 측의 표가 분산된 상황에서 젊은 당대표론이 힘을 얻는다면
이해찬 의원도 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셈이다.
예비경선은 투표인단이 적은 만큼 변수도 많다.
송영길 의원은 2년 전 당대표 경선에서 본선행 진출이 유력한 후보로 뽑혔으나 단 1표 차이로 4위를 차지해 컷오프 당한 경험이 있다.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만큼 예비경선 전까지 후보들 사이에 활발한 합종연횡이 일어날 수도 있다.
친문 진영 후보들이 연합해 표의 분산을 막거나 비문 진영 후보들 사이에서 힘을 합쳐 세를 불리는 방식 등이 가능성이 있다.
세대 간 대결이 부각한다면 중진그룹, 소장그룹 등 비슷한 강점을 지닌 후보들끼리 힘을 모아 혁신을 강조할 수도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