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노동조합이 하나-외환은행 통합과 관련한 대화중단을 선언하고 실력행사에 들어갔다. 외환은행 노조는 통합 반대의사를 거듭 밝히고 외환은행에 대해 소송을 제기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2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회사를 상대로 부당징계 무효확인 및 소해배상 청구소송을 냈다. 외환은행 노조가 김 행장에 대한 불신을 공개적으로 나타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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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한조 외환은행장 |
외환은행 노조는 “김 행장은 지난해 9월 3일 노동조합 총회 참석자 900여 명을 부당징계했다”며 “김 행장의 독단적 경영을 막고자 이번에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내게 됐다”고 밝혔다.
김한조 외환은행장은 23일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외환은행 노조에 26일 통합협상을 재개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외환은행 노조는 그동안 통합협상을 한 결과 불신만 키웠다며 김 행장의 제안을 거절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금융위원회 앞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어 앞으로 하나금융과 대화를 중단하고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김근용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하나금융지주가 2ㆍ17합의서를 계승하는 합의서를 노조가 제안한 것에 대해 합병 예비인가 신청으로 화답했다”며 “하나금융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투쟁 말고 답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2.17합의서는 2012년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을 인수할 때 외환은행의 독립경영을 2017년까지 보장해 준다고 합의한 내용을 담고 있다.
김 위원장은 “하나금융은 하나-외환은행 통합이 외환은행에 무슨 이익이 되는지 입증하지 못하고 통합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환은행 노조가 전면 투쟁에 나설 경우 신제윤 금융위원장과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큰 부담을 안을 것으로 보인다.
신 위원장은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예비인가 승인신청이 접수되면서 노조의 반발이 거세지자 안건처리를 미뤄놓고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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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외환은행 노조는 투쟁을 무기한 이어가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밝히면서 신 위원장과 김 회장의 책임론을 제기할 뜻도 내비쳤다.
김 위원장은 “금융위와 하나금융이 2.17 합의사항을 이행하기 전까지 계속 투쟁하겠다”며 “그에 따른 모든 책임은 신제윤 위원장과 김정태 회장이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조의 투쟁과 관련해 공식적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논의가 대화로 풀리지 않고 갈등이 격해지는 상황이 안타깝다”며 “그래도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