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 아이폰에 공급하는 중소형 올레드패널의 수주물량 확보와 가격 협상에서 갈수록 불리한 처지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인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생산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며 대량 공급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고 애플이 패널업체들 사이 가격 인하 경쟁을 더 적극적으로 유도할 공산도 크기 때문이다.
16일 대만 디지타임스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올해 약 300만~400만 대, 내년 1천만 대 분량의 아이폰용 올레드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아이폰 올레드 공급을 독점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했지만 최근 들어 상황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디지타임스는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올레드패널공장에서 생산수율이 빠르게 개선되면서 애플에 대량으로 물량을 공급할 만한 충분한 여력이 갖춰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아이폰용 올레드패널을 대량으로 생산하기 위해 별도 공장을 증설할 정도로 막대한 투자를 벌이며 애플의 물량 수주에 공을 들여 왔다.
하지만 지난해 출시된 애플의 첫 올레드 스마트폰 '아이폰X'가 올해 들어 부진한 판매량을 보이면서 삼성디스플레이도 상반기에 공장 가동비 부담을 안아 부진한 실적을 냈다.
LG디스플레이가 예상대로 애플에 대량의 패널 공급을 시작한다면 자연히 삼성디스플레이의 공급 물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 수밖에 없어 지속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애플이 차기 아이폰에 트리플 카메라 등 고가 부품 탑재를 늘리면서 원가 상승분을 만회하기 위해 올레드 패널 가격을 더 낮춰 받으려 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주민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독점한 중소형 올레드시장에 새 경쟁사가 진입하고 생산수율도 안정화되면 애플의 올레드 패널 가격 부담이 완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 연구원은 애플이 내년에 받는 아이폰용 올레드 패널의 평균 가격이 올해보다 20%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소형 올레드 생산업체가 늘어나면 애플이 업체들 사이 가격 경쟁을 유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미 애플에 올해 공급하는 아이폰용 패널 가격을 지난해보다 대폭 낮추기로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가격이 더 떨어지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이 커진다.
주 연구원은 아이폰에 탑재되는 올레드 패널 가격이 지난해 120달러에서 올해 96~105달러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했다.
올레드 패널 공급업체가 늘어나는 것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뿐 아니라 다른 스마트폰 고객사에 공급하는 중소형 올레드 물량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은 BOE와 같은 중국 패널업체의 올레드 공급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물량을 중국시장에서 공급할 계획을 세우고 있어 수요가 크게 줄어들 공산이 크다.
전자전문매체 BGR은 "애플이 올레드 후발주자인 LG디스플레이의 패널을 사들이는 것은 기술력이 삼성디스플레이에 뒤지지 않는다고 세계에 광고해주는 셈"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LG디스플레이의 거센 추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