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웨이가 한국 이통사에 공급하는 5G 통신장비분야에서 삼성전자에 비해 우위를 갖추고 있다고 외국언론이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16일 "삼성전자는 안마당인 한국에서 기술 발전의 대명사로 꼽히지만 5G 통신장비분야에서 화웨이에 강력한 위협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는 IM부문 아래 네트워크사업부에서 이통사 기지국 등에 사용되는 통신장비를 개발하고 공급하며 세계 이통사의 5G 통신망 구축을 앞두고 수주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가 5G 통신장비에서 높은 가격 경쟁력과 기술 우위를 갖췄다는 평가를 앞세워 초반부터 통신장비 고객사 선점에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치열한 경쟁환경에 직면하게 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화웨이가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국내 이통3사에 맺은 초기 5G장비 공급 계약은 이미 10조 원 안팎의 규모로 추정된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지난해 연간 매출이 3~4조 원 정도로 추정되는 점과 비교하면 화웨이가 5G 도입 초반부터 한국에서 막대한 규모의 수주를 확보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통신장비시장에서 점유율이 3%에 그치지만 한국에서는 4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며 강력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화웨이가 예상보다 빠르게 한국 진출을 확대하며 삼성전자가 5G 통신장비 공급 확대를 낙관하기 어려워졌다.
블룸버그는 홍인기 경희대 전자전파공학과 교수의 말을 인용해 "삼성전자가 화웨이에 안마당을 빼앗긴다면 세계시장으로 진출하겠다는 목표도 난관에 부딪힐 수 있다"고 보도했다.
화웨이 통신장비는 미국을 비롯한 일부 해외 국가에서 보안이 의심된다는 논란의 중심에 있다. 한국 이통사들의 화웨이 5G 장비 도입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한국 이통사들은 5G 통신망 조기 구축과 투자 비용 절감이 우선적 목표이다 보니 현실적으로 화웨이 장비를 대거 들이지 않고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블룸버그는 "삼성전자는 통신장비뿐 아니라 TV와 메모리반도체분야에서도 중국에서 위협을 받고 있다"며 "스마트폰사업에서도 화웨이와 격차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