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배터리업체 CATL이 독일에 생산공장과 연구개발센터를 세우고 유럽 전기차 배터리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속도를 낸다.
삼성SDI와 LG화학 등 이미 유럽에 진출한 한국 배터리업체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 전영현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 부사장. |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일 "CATL의 유럽 진출은 삼성SDI와 LG화학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며 "이미 한국 배터리업체가 주요 고객사를 선점했기 때문"이라고 내다봤다.
CATL은 최근 독일에 약 3100억 원을 투자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공장과 연구소를 설립하는 계약을 맺었다.
CATL의 독일 공장은 2021년부터 가동이 예정돼 있다.
중국 정부의 지원에 힘입어 최근 세계 1위 배터리업체로 급성장한 CATL의 유럽 진출이 유럽 고객사에 매출 비중이 높은 삼성SDI와 LG화학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왔다.
유럽 자동차기업들이 CATL의 배터리 수급을 이미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외국언론에서 나오며 삼성SDI와 LG화학을 바라보는 부정적 시각이 더 힘을 얻었다.
하지만 박 연구원은 "삼성SDI와 LG화학은 일찍부터 유럽 배터리공장을 가동한 효과로 현지 자동차업체에서 수주가 늘고 있다"며 "2020년까지 매출과 이익이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유럽 자동차업체가 CATL 배터리를 염두에 두는 목적이 삼성SDI와 LG화학을 견제해 가격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에 놓이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중국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려면 중국 배터리기업과 거래 실적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략적 선택을 한 데 불과하다고 바라봤다.
박 연구원은 "CATL의 전기차 배터리 기술력이 유럽 완성차기업에 검증을 받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실제 수주 규모에서 삼성SDI와 LG화학이 우위를 지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이미 유럽 자동차업체와 오랜 거래 실적을 통해 배터리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검증받았기 때문에 CATL의 공급 비중이 늘어나는 데 한계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박 연구원은 "삼성SDI와 LG화학은 BMW 등 주요 고객사에 CATL을 뛰어넘는 수준의 전기차 배터리 물량을 수주할 것"이라며 "유럽에서 높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