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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의 현대차, 많이 팔고도 수익이 준 까닭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1-22 18:2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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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해 현대기아차 800만대 시대를 열었다. 

세계 완성차기업 가운데 5번째였다. 하지만 지난해 현대차의 실적은 그에 걸맞지 못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수익성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뜻이다.

  정몽구의 현대차, 많이 팔고도 수익이 준 까닭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현대차는 원화강세 등 환율의 영향으로 수익성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올해 신차 출시와 지역에 맞는 전략차종의 판매확대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현대자동차는 22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014년 연간 경영실적 컨퍼런스콜을 열어 지난해 판매량과 매출, 영업이익 등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는 늘었지만 환율변동 등으로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 실적은 3분기에 비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나 올해 환율안정이 이뤄질 경우 실적이 회복될 수 있다는 기대를 품게 했다.

◆ 매출 늘었지만 영업이익 하락

현대차는 지난해 496만1천 대를 팔아 89조2563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판매량은 2013년보다 4.8% 늘었고 매출도 2.2% 증가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7조5500억 원으로 2013년보다 무려 9.2% 줄었다. 영업이익률도 1%포인트나 감소해 8.5%에 그쳤다.

현대차가 지난해 실적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매출이 늘었는데도 영업이익이 줄었다는 점이다. 수익성이 상당히 악화한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경상이익 9조9513억 원, 당기순이익 7조6495억 원을 올려 전년보다 14.9%씩 하락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지난 한해 어려운 시장환경 속에서도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신차효과에 힘입어 판매와 매출이 증가했으나 원화강세 등 비우호적 환율 여건으로 수익성이 약해졌다"고 말했다.

◆ 현대차 수익성은 왜 악화됐나

현대차가 지난해 국내외 시장에서 불리한 환율 여건 때문에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원달러 평균환율은 2013년보다 3.8% 하락했다. 원화강세가 이어지다 보니 ‘판매보증 충당금’ 부담이 늘어났다.

판매보증충당금이란 차를 판 뒤 예상되는 보증수리 등 사후조치 비용을 미리 회계장부에 반영하는 것이다. 해외에서 판매한 차는 현지 화폐로 충당금을 쌓아야 하는데 지난해 원화강세 기조가 이어졌기 때문에 현대차는 예상보다 더 큰 회계비용이 발생했다.

러시아와 브라질 등 신흥국의 경제위기로 현지통화 약세가 이어진 점도 현대차의 부진한 실적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몽구의 현대차, 많이 팔고도 수익이 준 까닭  
▲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차는 러시아와 브라질시장에 반조립 상태의 차량을 수출해 현지에서 완성하는 CKD방식으로 수출한다. 지난해 러시아 루블화와 브라질 헤알화가 큰 폭으로 떨어져 국내에서 만드는 부품의 단가가 상승했다. 게다가 러시아시장의 경우 판매량까지 줄어들어 수익성이 더욱 악화했다.

엔저 효과로 값이 떨어진 일본 자동차기업들과 북미와 유럽에서 힘겨운 경쟁을 벌였던 점도 현대차의 지난해 수익성 악화를 낳았다.

현대차는 지난해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판매량은 늘었지만 시장점유율이 하락했다. 특히 미국시장에서 일본의 닛산에 판매량 6위를 내주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 지난해 4분기 실적은 긍정적

현대차는 지난해 4분기에 133만7040대를 팔아 매출 23조5742억 원과 영업이익 1조8757억 원을 올렸다. 매출은 2013년 같은 기간보다 7.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6%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해 3분기 실적과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10% 넘게 증가해 현대차의 경영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현대차 관계자는 4분기 실적을 놓고 "새롭게 선보인 i20와 같은 현지 전략차종 판매 호조로 매출이 늘었다"며 "신흥국 통화약세로 효과가 반감됐지만 원달러 환율이 다소 안정세를 보여 영업이익도 직전 분기에 비해 늘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는 올해 내수시장에서 69만 대와 해외시장 436만 대를 팔아 총 505만 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도 신형 투싼을 비롯한 주력 신차들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며 "당분간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신차판매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환율안정이 이뤄질 경우 향후 실적개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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