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 사장은 올해 들어 KB증권 부동산 투자를 늘리면서 인력과 자금 등 관련 역량을 보강하는 데에 힘쓰고 있다.
KB증권은 NH투자증권에서 부동산금융을 담당하던 김덕규 상무를 영입할 것으로 전해졌다. 김 상무와 같은 팀으로 움직이던 직원 10여 명도 KB증권으로 자리를 옮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상무는 서울 여의도에서도 대규모 사업비가 들어가는 부동산 프로젝트로 꼽히던 ‘파크원’(2조 원)과 MBC 부지(1조2천억 원)의 금융 주선을 이끌어냈다.
KB증권은 투자금융(IB) 담당인 전 사장의 주도로 해외 부동산투자도 늘리고 있다.
5월 말 아일랜드의 더블린 베케트빌딩을 1500억 원 정도에 매입했다. 2017년에는 영국의 대형 물류센터 2곳과 런던 로이드뱅크빌딩을 전체 4570억 원에 샀다.
영국 물류센터와 사무용빌딩은 임대기간이 길고 부동산시장의 변동성도 낮아 임대료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고 향후 건물을 다시 팔아 매각차익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전 사장은 KB증권이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로 발돋움한 뒤 투자금융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수익성 높은 부동산 투자에 역량을 쏟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국내 오피스빌딩의 평균 투자수익률은 2017년 기준 6.44%로 집계돼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해외부동산 투자상품의 평균 수익률도 6~7%대로 파악돼 2~3%대인 국내 채권 투자상품의 평균 수익률을 웃돈다.
KB증권은 약점으로 꼽히는 낮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부동산 투자 확대를 통해 끌어올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자기자본이익률은 순이익을 평균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금융회사가 자기자본을 활용해 수익을 얼마나 잘 벌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KB증권은 1분기 기준 자기자본이익률 8.1%로 집계돼 한국투자증권(15.7%), 삼성증권(12.3%), NH투자증권(10.6%), 미래에셋대우(8.9%) 등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물론 키움증권(20.6%)과 대신증권(13.8%) 등에도 뒤쳐졌다.
KB증권은 조만간 발행어음 사업에 필요한 단기금융업 인가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부동산 투자 확대도 이와 무관치 않다.
초대형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발행어음을 팔아 조달한 자금의 최대 30%까지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다. 최근 발행어음을 내놓은 NH투자증권은 20%를 부동산에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KB증권이 최근 투자금융사업을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부동산 투자도 더욱 확대될 것”이라며 “KB금융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부동산금융을 강화하고 있는 점도 KB증권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