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
은성수 한국수출입은행장이 수출입은행의 인프라 지원경험 등을 살려 남북 경제협력정책에 보조를 맞춘다.
은 행장은 3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수출입은행의 북한 관련 조직을 정비하고 전문인력을 보강하는 등 자체 연구역량을 강화하고 있다”며 “남북 경제협력에 관련해 수출입은행이 할 일을 단계적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은 1991년부터 정부로부터 남북협력기금을 위탁받아 운영해 왔고 해외 인프라를 건설하는 프로젝트에도 많이 지원한 만큼 이런 경험을 살려 남한과 북한의 경제협력 토대를 쌓겠다는 것이다.
은 행장은 현재 남북협력기금의 규모가 1조 원대에 머무르고 있는 점을 놓고 “북한의 비핵화가 진행되고 국제사회의 제재가 해제돼야 남북 경제협력이 본격화된다”며 “기금 규모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국회에서 예산을 심의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경제를 개방해도 한 차례에 확 바뀌는 것이 아니라 시간이 흘러가야 하는 만큼 수용 가능성을 보면서 재원 규모도 생각해야 한다”며 “전체 재원을 남북협력기금에서 모두 충당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은 행장은 재원 마련의 예시로 국제기구 등의 공적개발원조(ODA)와 트러스트펀드(신탁기금) 등을 들면서 수출입은행이 국제기구의 국내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들었다.
공적개발원조는 다른 국가의 경제 발전 등을 위해 원조국이 자체 재정자금을 지원하는 순수한 원조를 말한다. 트러스트펀드는 일부 국가 등에서 소득 낮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자금을 출연한 기금을 말한다.
남북 경제협력에서 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역할을 놓고도 “수출입은행이 남북경제협력기금을 기반으로 남북 경제협력의 기반을 쌓고 산업은행이나 일반은행도 역량을 모아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 행장은 이날 내놓은 수출입은행의 ‘비전 2030’을 통해 수출입은행의 전체 여신금액을 현재 110조 원 수준에서 2030년까지 200조 원으로 늘리고 연간 순이익도 1조 원까지 끌어올릴 목표를 내놓았다.
그는 “해외건설 도중에 내전이 발생하는 등 갑작스런 일만 없다면 충당금 관리만 잘 해도 2030년에는 연간 순이익 1조 원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누적된 잉여이익이 5조 원 수준에 이르면 정부나 국민에 손을 안 벌려도 자본여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 행장은 조선과 해운부문의 업황을 놓고 “2018년이 2017년보다 나아졌지만 마음을 놓을 만큼 회복되려면 아직 멀었다”며 “대우조선해양 등의 수주가 늘어난 점은 좋은 일이지만 그렇게 늘어난 수주에 따른 리스크를 어떻게 관리할지 고민도 함께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