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회사 GM이 전기차 배터리 생산에 시동을 걸고 있다.
LG화학은 GM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전기차 배터리셀을 공급하고 있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M은 중국에서 전기차 생산 모델 확대를 앞두고 배터리 생산 규모를 늘리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신화통신은 GM이 최근 중국 자동차회사 장화이자동차와 손잡고 상하이에 전기차 배터리 조립공장을 완공해 양산을 앞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GM은 중국에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0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추가로 10개의 새 전기차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을 두고 있는 만큼 전기차 배터리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GM은 6월 초 일본 자동차회사 혼다와도 손을 잡고 전기차 배터리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GM이 연구하는 새 리튬이온 배터리를 기반으로 연구개발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배터리는 향후 혼다 전기차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LG화학은 이전부터 GM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며 돈독한 관계를 맺어온 만큼 GM에 배터리셀 공급을 확대할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LG화학은 GM과 혼다가 공동으로 개발하는 배터리에 배터리셀을 공급할 것으로 유력하게 관측된다.
로이터는 GM의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해 “GM은 혼다와 협력을 통해 개발하는 전기차 배터리의 가격을 최대한 낮출 계획을 잡고 있다”며 “GM은 혼다와 공동 개발에서 배터리셀과 모듈을 담당하는 데 LG화학의 배터리셀을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배터리는 배터리셀, 모듈, 팩 등으로 구성된다. 핵심 원료인 배터리셀을 합쳐 모듈을 만들고 여러 개의 모듈을 조립해 팩이 만들어지면 이를 자동차에 탑재하는 식이다.
GM 등 완성차회사들은 최근 전기차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내재화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그러나 배터리셀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배터리셀이 화학공학의 영역이라면 팩이나 모듈은 조립공학이라고 볼 수 있다”며 “LG화학 등 직접 원재료를 확보해온 화학 기반의 회사들이 배터리셀 제조에서 강점을 지닐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LG화학이 배터리팩을 공급할 기회가 줄어드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다.
현재 LG화학은 GM에 주로 배터리셀을 공급하고 있지만 팩 제조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와 합작회사 HL그린파워를 세워 현대기아차에 들어가는 배터리팩을 공급하고 있다.
GM이 자체적으로 배터리팩을 생산하는 비중을 늘려간다면 LG화학이 팩을 공급하는 기회를 잡기가 어려워질 수도 있는 셈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완성차회사들이 전기차 가격의 절반 넘게 차지하는 배터리 가격에서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터리 기술 내재화를 고려하고 있다”며 “그러나 배터리셀 제조 기술을 확보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GM과 같은 완성차 회사들은 장기적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완전한 자급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
LG화학으로선 GM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추진이 매출 확대의 기회이자 새로운 위기를 잉태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