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타이어 노조 대의원이 자살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금호타이어 노사가 임금인상을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와중에 불상사가 터져 금호타이어는 이번 사건이 임금단체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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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창규 금호타이어 사장 |
노조는 이번 사망사건의 원인으로 회사를 지목하고 있어 금호타이어 노사대립이 더욱 깊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조합원 사망과 관련해 16일부터 3일 동안을 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이 기간에 교섭이나 파업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노조는 또 당분간 잔업 거부 등을 멈추고 정상근무하기로 했다.
노조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는 얘기를 하거나 홧김에 기물을 파괴하는 행위 등을 각별히 자제해 줄 것을 조합원들에게 당부했다.
노조는 애도기간이 18일까지인 만큼 21일부터 예고된 부분파업 일정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15일 단체교섭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던 금호타이어 노조 대의원 1명이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자살을 시도해 하룻만에 숨지는 일이 벌어졌다.
그는 최근 폐암으로 숨진 동료의 장례식장에서 다른 동료와 싸운 뒤 머리 등을 다쳐 지난 8일부터 병원에 입원해 왔다. 그는 치료를 받으면서도 임금협상 교섭에 참여했다.
그는 자살하기 직전 억울하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자살한 대의원과 다툰 동료가 금호타이어의 두 노조 간부들이라 노노갈등이 결국 불상사를 빚은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경찰은 대의원의 자살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이번 사건의 근본적 원인이 회사에 있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대의원이 숨진 날 성명서를 발표해 “직접적 현상만 보고 노노갈등이나 당사자 간의 문제로 협소하게 보거나 진실이 왜곡되면 안 된다”며 “회사가 경영을 잘못해 워크아웃에 돌입했고, 정리해고 협박으로 과도한 고통전담을 강요해 노노갈등을 유발시킨 만큼 회사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는 뜻을 밝혔다. 회사는 이번 일이 임금단체협상 교섭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호타이어 노사는 임금협상을 두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진행된 협상에서 임금인상을 비롯한 핵심 쟁점안에 의견접근을 보면서 타결 가능성이 높아지기도 했다.
하지만 임금인상 방식에 대해 여전히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회사는 정액인상 방식으로 바꾸려 하고 있고 노조는 정률인상 방식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다.
정률인상 방식은 각 근로자의 연봉에 동일한 임금인상 비율을 곱하는 것이고, 정액인상 방식은 전체 근로자가 동일한 금액으로 임금을 올리는 방법을 말한다.
금호타이어 노조원은 모두 3200여 명이다. 이 가운데 3천여 명은 제1노조에 가입돼 있고 나머지 200여 명은 제2노조 소속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원래 단일노조였지만 2010년 워크아웃 과정에서 복수노조로 재편됐다. 당시 구조조정 규모 등을 놓고 노조 집행부 탄핵사태가 벌어지고 법적공방으로까지 이어지는 등 극심한 갈등을 겪으면서 결국 갈라섰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