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대학으로 지정된 서남대학교가 대학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자 모집공고를 내고 새 주인을 찾고 있다.
전라북도 지역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전주 예수병원을 인수자로 밀어주고 있다. 대학병원과 의학교육 인프라를 갖춘 명지병원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부영그룹도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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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
16일 업계에 따르면 서남대는 인수를 희망하는 후보들을 대상으로 한 실사를 마치고 검토에 들어갔다. 서남대는 오는 20일 재정기여자 공모 결과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한다.
서남대의 ‘대학 정상화를 위한 재정기여자’ 모집공고에 예수병원, 명지병원, 중원대, 부영건설 등 4곳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서남대는 특히 이번에 인수자를 결정하는 데 의과대학의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지를 가장 중요한 평가기준으로 삼고 있다. 서남대는 호남지역 대학 가운데 드물게 의과대학을 보유하고 있다.
부영그룹은 서남대 인수를 강하게 희망하고 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은 “병원만 갖고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니라 종합대학으로서 병원도 있으면 좋다는 뜻에서 공모했다”고 말했다. 부영건설은 인수후보 가운데 가장 재력이 탄탄하다.
부영그룹은 서남대 인수를 통해 병원 설립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부영건설은 옛 대한전선의 부지인 서울 금천구 시흥동 일대에 병원을 지으려고 한다.
부영그룹이 서남대학교를 인수할 경우 이 지역에 1천 병상을 갖춘 서남의대 부속병원이 들어설 가능성이 크다.
이 회장은 인수에 자신감을 보였다. 이 회장은 “후보 가운데 가장 큰 기업이 부영일 것”이라며 “사업가는 자기 구상이 돼야 손대는 것인데 목표는 성공”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또 “학교도 캠퍼스가 여러 군데 있듯 병원도 여러 군데 있을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해 서남대를 인수할 경우 전북에도 병원을 세울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전북 지역사회에서 예수병원에 대한 지지가 강하고 부영그룹의 경우 병원 인프라를 갖추지 않아 부영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서남대는 2013년부터 부실학교로 지정돼 지난해부터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이사가 선임돼 운영되고 있다.
교육부는 2012년 7월 서남대의 특별감사를 벌인 결과 교비횡령과 이사회 부당운영, 의대 임상실습 교육과정 부실 등 13건을 적발했다.
교육부는 서남대에 의대생 학위취소 처분을 내렸는데 서남대는 교육부를 상대로 집행정지 신청을 법원에 냈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해 6월 재학생 및 졸업생에 대한 학위와 학점은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교육부는 또 지난해 9월 서남대 의대를 대상으로 수시와 정시모집 중단 처분을 내렸으나 서남대는 이 조처에 대해서도 법원으로부터 취소판결을 받아냈다.
서남대는 부속병원으로 남광병원을 두고 있었으나 2012년 7월 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수련병원으로서 자격이 취소됐고 폐원됐다. 서남대학교는 2013년 1월부터 협력병원으로 전주 예수병원과 업무를 체결해 의대 실습교육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장윤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