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이 합병해 출범한 NH투자증권은 덩치에서 국내 1위다. 단숨에 KDB대우증권을 제쳤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수익 측면에서 대우증권에 여전히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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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원규 NH투자증권 사장 |
15일 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올해 주식이나 채권을 중개해 받은 수수료에 의존하지 않고 자산을 직접 운용해 수익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려고 한다.
김 사장은 신년사에서 “이제 증권회사가 주식 중개업에 의존한 수익모델에 의존해서 생존할 수 없다”며 “기관영업(IC)과 투자은행(IB), 헤지펀드사업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은 합병으로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총자산이 42조 원에 이른다. 대우증권의 총자산은 28조 원이다.
그러나 NH투자증권은 우리투자증권과 NH농협증권의 수익을 합해 볼 때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누적 순이익이 646억 원에 그친다. 이는 대우증권이 같은 기간에 올린 1880억 원의 순이과 비교하면 크게 떨어진다.
김 사장은 42조 원에 이르는 자산을 활용해 수익을 올리고 그동안 소홀히 다뤘던 자산운용(WB) 서비스를 확대하려고 한다.
NH투자증권으로 통합하기 전 우리투자증권은 2분기 순영업수익 비중에서 위탁매매가 30.2%, 트래이딩(채권 관련)이 43.3%였다. NH농협증권도 두 분야의 수익 비중이 50%를 넘었다.
김 사장은 지난 5일 조직개편을 하면서 정영채 전무를 투자은행(IB) 사업부 대표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정 대표는 주식발행과 인수합병(M&A)자문 등에서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김 사장은 “세계적 투자은행들은 모두 인수합병을 통해 성장했다”며 “NH투자증권도 늘어난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해외 금융사 투자와 인수에 뛰어들겠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미국의 중소형 투자은행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이를 위해 직접투자한도를 최근 1조 원에서 1조5천억 원으로 늘렸다.
김 사장은 헤지펀드 운용에도 뛰어들어 해외 실물자산에 투자한 뒤 이를 유동화해 국내법인을 중심으로 판매겠다는 뜻도 밝혔다.
임종룡 NH농협금융지주 회장도 "투자은행 부문에서 압도적 경쟁력을 갖기를 바란다”라며 “헤지펀드사업도 강화해 수익원을 다변화하겠다”고 주문했다.
김 사장은 기관영업(IC)을 강화하기 위해 기관영업본부를 신설하고 트레이딩 조직을 개편했다.
김 사장은 또 NH투자증권을 찾는 상위 20% 부자고객에게도 기관투자가에 준하는 리서치 자료를 제공하고 글로벌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을 짜주기로 했다.
김 사장은 NH투자증권을 2020년까지 총자산 57조 원의 증권회사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