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불안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윤 회장은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시기에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었고 논란에 친인척 지원자도 있기 때문이다.
31일 KB금융그룹과 금융권에 따르면 검찰이 이르면 6월 초에 KB국민은행을 비롯한 은행권의 채용비리 수사 결과를 내놓을 것으로 알려지면서 윤 회장도 긴장을 늦추지 못하고 있다.
대검찰청은 지난 2월5일 금융감독원으로부터 5개 은행의 채용비리 사건과 관련한 수사 참고자료를 넘겨받아 5개 관할 지방검찰청에 배당했다.
사건별로 KB국민은행은 서울남부지검, KEB하나은행은 서울서부지검, DGB대구은행은 대구지검, BNK부산은행은 부산지검, 광주은행은 광주지검이 각각 맡아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채용비리 수사 막바지에 서울서부지검이 함 행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대표이사 회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하면서 수사강도를 높이면서 윤 회장에게도 시선이 몰린다.
특히 윤 회장은 채용비리가 의심되는 2015~2016년에 국민은행장을 겸임하고 있었고 특혜채용 논란에 휩싸인 지원자 가운데 친인척이 있어 더욱 부담스러운 처지에 놓였다.
검찰은 지난 2월6일 윤 회장의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데에 이어 지난 3월14~15일에는 윤 회장의 자택을 추가로 압수수색하기도 했다.
검찰은 국민은행이 2015년 신입직원을 뽑을 때 때 윤 회장의 종손녀(누나의 손녀)를 비롯한 지원자 3명을 특혜채용했을 가능성을 살펴보고 있다.
당시 윤 회장의 종손녀는 서류전형과 1차 면접에서 최하위권에 머물렀지만 2차 면접에서 최고 등급을 받으면서 전체 지원자 가운데 4등으로 최종 합격했다.
국민은행이 2015~2016년에 신입직원을 채용할 때 남성 지원자의 서류전형 점수를 비정상적으로 높이는 부당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도 검찰의 수사과정에서 새로 발견됐다.
이와 관련해 당시 국민은행 인사실무를 맡았던 국민은행 인사팀장과 전직 부행장, KB금융지주의 HR(인력총괄) 상무 등이 업무방해와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연이어 구속됐다.
그 뒤 검찰이 조사결과를 좀처럼 내놓지 않자 실무자 선에서 국민은행의 채용비리 수사를 마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함 행장의 구속영장 청구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검찰이 국민은행의 직원 채용에 윤 회장이 개입한 정황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했지만 지금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함 행장이 구속된다면 국민은행도 후폭풍을 피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 등이 계속 채용비리를 놓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도 부담이다.
금융노조는 4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윤 회장을 김 회장, 함 행장,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과 함께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금융노조는 31일 성명에서도 “검찰이 은행권의 채용비리 적폐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