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재 기자 piekielny@businesspost.co.kr2018-05-30 20:5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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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삼성디스플레이 공장의 '작업환경 측정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일부 포함됐다고 판정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정보공개를 둘러싸고 고용노동부와 행정소송을 벌이고 있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
산업부는 30일 산업기술보호위원회 산하의 디스플레이 전문위원회를 열고 기흥, 천안, 아산1, 아산2 등 삼성디스플레이 4개 공장의 작업환경보고서에 국가핵심기술이 들어가 있는지 검토했다.
전문위는 작업환경보고서에 8세대급(2200x2500mm) 이상 TFT-LCD 패널의 공정·제조기술과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패널의 공정·제조기술이 포함됐다고 판단했다. 이 2가지 기술은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지정된 국가핵심기술이다.
전문위는 보고서에 담긴 설비이름과 공정이름, 공정별 화학물질 공급업체, 화학물질의 이름 등만 봐도 제3자가 핵심기술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고 봤다. 이 정보가 공개되면 중국 등 삼성디스플레이를 추격하고 있는 후발업체들이 반사이익을 얻게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삼성디스플레이는 작업환경보고서를 공개하라는 정부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삼성SDI에서 근무했던 노동자 2명이 각 회사에서 근무한 뒤 림프종과 혈액암 판정을 받았다며 산업재해 입증을 위해 작업환경보고서를 공개하라고 요구하자 이를 고용노동부가 받아들인 데 반발한 것이다.
고용부는 "유사 사안에 관한 법원 판결에 따라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해야 한다"고 결정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산재 신청과 관계없는 영업비밀이 보고서에 담겨 있어 공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산업부 심의결과는 보고서 공개와 관련해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법원의 판단에는 충분히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삼성디스플레이의 주장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