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언론이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와 관련해 그동안 진전되던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는 평가를 내놨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일종의 ‘여지’를 남겨놓은 점을 주목하는 반응도 나왔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
CNN은 25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와 관련해 “정상회담의 붕괴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며 “북한은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외교적 개방을 제안해놓고 호전적 위협으로 돌아갔다”고 평가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3월에 김 위원장의 정상회담 초청을 받아들인 뒤에도 대부분의 미국 행정부 당국자들이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을 50% 이하로 낮게 내다봤다고 보도했다.
특히 최근 북한과 미국 고위 관료들의 날선 공방이 오가면서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더욱 낮게 평가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를 취재하러 간 윌 리플리 CNN 기자는 트럼프의 서한이 공개된 뒤 “북한 당국자들과 함께 앉아있는 상황에서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며 “그들(북한 당국자들)은 즉시 일어나서 떠났다”고 말했다.
CNN은 “세기의 담판 계획이 폐기됐다”며 “수개월 동안 진행된 북한과 미국간 진전된 외교의 종말”이라고 평가하며 ‘데탕트(긴장완화)의 위기’를 맞았다고도 보도했다.
북한과 미국이 정상회담에서 합의할 내용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정상회담이 무산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워싱턴포스트는 북미 정상회담의 계획을 잘 파악하고 있는 고위 관리의 말을 인용해 “양측이 정상회담이 끝난 뒤 발표될 성명서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서한에 ‘마음이 바뀌면 주저하지 말고 나에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쓰라’고 적힌 부분에 주목했다. 대화에 대한 가능성이 완전히 닫힌 것만은 아니라는 다소 긍정적 평가로 해석한 것이다.
로이터도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과 논의를 위한 뒷 채널은 여전히 열려 있고 여전히 평화에 대한 희망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평양이 우선 수사를 바꿔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미국이 북한의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직후에 정상회담 취소를 통보한 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글로벌타임스의 후진타오 특파원은 트위터에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은 북한이 핵실험장을 해체한 지 수 시간 뒤에 발표됐다”며 “
김정은 위원장은 그가 트럼프에게 속았다고 느꼈을 것이며 많은 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