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노사가 임금인상을 놓고 진통을 겪고 있다.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노사는 일반직 임금인상률 2.0%의 임금인상에 타결했다.
|
|
|
▲ 이광구 우리은행장 |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 노조는 2013년도 2.0%, 2014년도 2.8% 등을 합해 임금을 지난해보다 4.8% 더 인상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은행은 아직 예금보험공사와 경영이행약정(MOU)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런 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56.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외환위기 이후 정부가 우리은행(옛 한빛은행)에 공적자금 12조7663억 원을 투입했기 때문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2013년에는 경영이행약정을 달성하지 못했기 때문에 (2013년의) 2.0%는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 같다”며 “올해는 경영이행약정이 이뤄질 것으로 판단되므로 이광구 행장이 노조의 의견을 파악해 예금보험공사와 조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금보험공사는 경영이행약정에서 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을 비롯한 5개 목표치를 제시했다. 각 항목의 점수를 더한 총점이 100점을 넘으면 경영이행약정을 지킨 것으로 평가한다.
하나은행은 지난달부터 5.5% 인상을 요구하는 하나은행 노조와 임금단체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노조와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는 있지만 외환은행과의 통합 건으로 하나은행의 임금단체협상이 다소 복잡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노조는 외환은행과 통합 뒤 외환은행 수준으로 평균 연봉을 인상하라고 요구한다. 그러나 하나금융지주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평균연봉이 각각 5100만원과 6600만원으로 차이가 나는 것은 맞지만 이는 통계의 오류”라면서 “외환은행에 장기근속 사원이 많아 그런 것일 뿐이지 동일직급에서 받는 연봉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임금 인상률은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의 임금단체협상 결과 합의된 2.0% 수준을 크게 넘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은행권의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은행직원 급여수준이 높다는 사회인식이 있어 임금인상률은 가이드라인을 크게 벗어나는 선에서 타결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