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교착상태에 빠졌던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다시 빠르게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노사합의가 안된 상태에도 통합승인 신청을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을 전달했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조만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승인을 신청하려고 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외환은행 노동조합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통합 승인을 금융위원회에 신청하기로 했다.
김 회장은 7일 “외환은행 노조가 경영권에 관련된 것을 포함해 무리한 요구를 했는데 지금까지 많이 참았다”며 “외환은행이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간 연속 적자가 날 것으로 보여 통합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도 “통합승인을 신청할 시기를 정하지 않았으나 지나치게 오래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라며 “금융위의 태도가 변화하면서 먼저 승인을 신청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그동안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합병하려면 노사가 먼저 합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 사이의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지자 노사합의 없이도 통합승인 신청을 받을 수 있다고 태도를 바꿨다.
금융위 관계자는 “노사협상이 지나치게 길어져 예전과 상황이 달라졌다고 본다”며 “확정하지 않았으나 하나금융이 통합승인을 신청하면 받아들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말 기자간담회에서 통합승인 신청을 오래 기다릴 수 없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노사합의가 계속 늦어지자 외환은행 노조가 하나-외환은행 조기통합과 별개의 요구를 들고 나와 협상을 지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통합 관련 대화기구 발족을 앞두고 외환은행 무기계약직 2200여 명의 정규직 전환 문제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
|
|
▲ 신제윤 금융위원장 |
외환은행 노조는 전환된 직원들의 급여와 승진체계를 공채출신 직원들과 같은 수준으로 올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나금융은 이런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경우 추가 인건비가 600억 원 이상 들어가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하나금융은 협상이 늦어지면서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합병기일을 오는 2월1일에서 3월1일로 미뤘다. 하나금융은 통합을 결의할 임시 주주총회를 오는 29일에 개최하려고 한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지금도 외환은행 노조와 대화하려는 의지가 있으며 합병승인을 먼저 신청하더라도 협상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외환은행 노조는 “노조는 회사의 주장과 달리 무리하거나 새로운 요구를 하지 않았다”며 “대화 노력을 계속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