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18-05-20 10: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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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가 5G 주파수를 어떻게 효율적으로 확보할지를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5G 주파수를 어떻게,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5G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 서울 강남에서 5G 기술을 시험하고 있는 LG유플러스의 5G 버스.
2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5G 주파수 경매가 한 달 앞으로 다가오면서 LG유플러스를 포함한 이통3사의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경매가격만 최소 3조2760억 원이 넘는 ‘돈의 전쟁’이 시작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통신3사가 가장 주목하고 있는 3.5GHz 대역에서
SK텔레콤과 KT는 최대치인 100MHz를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두 경쟁 회사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해 주파수 확보에 최소한의 비용만을 투입하고 대신 설비 투자에 집중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유플러스가 80MHz 대역폭만 확보한다는 방침을 세우면 최저경쟁가격인 7584억 원에 3.5GHz 주파수를 확보할 수 있다.
다른 두 회사가 최대치인 100MHz 대역폭 확보를 시도하더라도 80MHz 대역폭이 남기 때문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3번의 LTE 주파수 경매에서 모두 최저경쟁가격에 주파수를 사기도 했다.
LG유플러스는 가입자가 적은 만큼 SK텔레콤이나 KT보다 100MHz를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필요성도 크지 않다. LG유플러스는 LTE 주파수도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적은 폭을 확보하고 있지만 가입자 대비 주파수는 많아 LTE에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처럼 LG유플러스는 주파수 경매 대신 5G 설비 투자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울 수 있다.
5G 설비 투자에는 수 조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 여력이 떨어지는 LG유플러스가 주파수 확보와 설비 구축에 모두 충분한 투자를 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주파수 확보 비용을 아껴 설비 투자에 투입하는 쪽이 오히려 더 5G 경쟁력을 높이는 데 효과적일 수 있는 셈이다.
게다가 정부가 추가적으로 5G 주파수를 할당하겠다고 예고한 만큼 LG유플러스는 다음 경매 때 5G 주파수를 더 확보할 기회가 있다.
물론 LG유플러스도 최대치인 100MHz 대역폭을 확보하려 시도할 수도 있다.
5G를 활용한 대표적 서비스로 꼽히는 자율주행, 증강현실(AR), 가상현실(VR) 등은 모두 빠른 데이터 전송 속도가 핵심적 요소여서 LG유플러스도 100MHz 확보가 필요하다.
권영수 LG유플러스 대표이사 부회장도 2월 MWC2018에서 “5G는 LG유플러스가 3등을 벗어날 수 있는 굉장한 기회”라며 “3등을 벗어나기 위해 환경변화가 있을 때 절호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겠다”고 5G 시대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가 5G 시대에는 3위에서 탈출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5G 주파수 확보에서부터 치밀한 계산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LG유플러스의 선택에 따라 5G 주파수 경매 양상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