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준영 기자 junyoung@businesspost.co.kr2018-05-16 17:2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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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최대 배터리회사 CATL이 중국을 넘어 유럽을 두드리고 있다.
유럽 전기차 배터리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삼성SDI와 LG화학에게 위협이 될 수도 있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왼쪽)과 김종현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 부사장.
16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CATL이 유럽 완성차 회사를 중심으로 고객사를 늘리고 있다.
로이터 등 외신을 종합하면 독일 다임러AG가 CATL의 전기차 배터리를 사용하기로 했다고 5월 초 밝힌 데 이어 프랑스 완성차회사 르노도 캉구의 전기차 모델에 CATL 배터리를 탑재하기로 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CATL이 이미 BMW와 폴크스바겐 등에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며 “르노를 새 고객사로 확보하면서 유럽 기반을 더욱 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CATL은 그동안 중국 정부의 보조금정책에 힘입어 중국에 진출한 유럽 완성차회사를 위주로 배터리를 공급해왔다. 중국 정부가 한국과 일본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를 보조금 목록에서 제외하면서 중국산 배터리를 사용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CATL이 중국에 진출한 유럽 완성차회사들과 협력 관계를 맺어둔 데다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구축할 계획까지 세워두면서 중국에 판매되는 전기차 외에 유럽에서도 본격적으로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CATL은 이미 폴크스바겐 등 세계적 완성차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면서 가격 경쟁력까지 높인다면 유럽에 판매되는 전기차에도 배터리를 공급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CATL은 현재 유럽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세우기 위해 독일, 헝가리, 폴란드 등을 놓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 6월까지 중국 선전 증권시장에 약 20억 달러(한화 약 2조1650억 원) 규모로 상장할 계획을 세워둔 만큼 이를 통해 자금을 조달해 배터리 생산 규모를 크게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닛케이아시안리뷰는 CATL이 지난해 기준 23기가와트시에서 2020년 50기가와트시까지 배터리 생산량을 끌어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 규모는 18기가와트시, 삼성SDI는 10기가와트시 정도다.
이에 따라 삼성SDI와 LG화학은 유럽에서 배터리 생산량 확대를 앞당겨 CATL과 격차를 벌리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두 회사는 중국에 이어 유럽에 전기차 배터리 생산거점을 구축하고 올해 초부터 가동을 시작하며 유럽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삼성SDI와 LG화학이 이미 폴크스바겐, BMW 등 다양한 유럽 완성차회사를 고객사로 확보해둔 만큼 유럽 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려 생산량을 빠르게 늘린다면 진입장벽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CATL 등 중국 배터리회사들이 삼성SDI, LG화학 등을 추격해온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라며 “한국 회사들이 한발 앞서 유럽 생산기지를 구축해둔 만큼 배터리 생산량을 늘리고 기술 격차를 벌리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