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커넥티드카 등 미래 자동차시장을 둘러싼 SK텔레콤과 KT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자율주행분야에, KT는 커넥티드카사업에 주력해왔는데 최근 서로 상대방이 우위를 차지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왼쪽), 황창규 KT 대표이사 회장. |
SK텔레콤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커넥티드카 솔루션 ‘스마트플릿’을 선보이며 KT의 커넥티드카사업에 도전장을 던졌다.
커넥티드카는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해 양방향 인터넷 및 모바일 서비스가 가능한 차량을 말한다.
스마트플릿은 커넥티드카에 쓰이는 차량 센서 관리, V2X(차량과 사물 간 통신), 차량 데이터 분석 등 다양한 기능을 패키지 형태로 묶어 제공한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커넥티드카사업을 본격화하면서 독자적 브랜드도 내놓게 됐다”며 “필수적 요소로 꼽히는 차량 부품 예지정비 관제기술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예지정비는 자동차에 부착된 센서를 통해 부품 고장이나 노후화를 사전에 감지하고 조치를 취하는 기술을 말한다.
SK텔레콤은 BMW코리아, 에릭슨 등 협력회사와 함께 커넥티드카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초 시속 170km로 달리는 커넥티드카에서 초고속 통신속도인 3.6Gbps(1초에 10억비트의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속도)를 구현하는 데 성공했다.
KT는 1천억 원을 투입한 커넥티드카 플랫폼 ‘기가드라이브’로 수성에 나섰다.
SK텔레콤이 지난해 말에서야 커넥티드카 브랜드를 정식으로 공개한 것과 비교하면 KT는 기술력에서 다소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KT는 지난해 부지런히 움직여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를 비롯한 13개 자동차 브랜드와 커넥티드카 플랫폼 제공계약을 맺고 있다.
반면 KT는 SK텔레콤이 속도를 내고 있는 자율주행분야에서 격차를 좁히기 위해 역량을 투입하기 시작했다.
10일 자율주행 관련 하드웨어 및 솔루션을 제작하는 언맨드솔루션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KT가 차량과 사물 사이 통신 및 주행데이터 분석을 맡고 언맨드솔루션이 자율주행 차량을 제작해 사업을 추진한다.
KT는 올해 초 평창올림픽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선보인 데 이어 최근 판교역 부근에서 자율주행 버스를 시범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이 버스는 100m 남짓한 거리를 운전자가 두 손을 뗀 상태에서 스스로 정지신호를 지키며 주행한다.
장기적으로는 자체 자율주행기술 플랫폼도 개발할 계획을 세워뒀다. KT의 5G 인프라 기술력을 바탕으로 자율주행차의 핵심 요소인 데이터 전달 속도를 대폭 높여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SK텔레콤은 국내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한 네비게이션 ‘T맵’을 기반으로 자율주행 연구개발의 핵심인 운전기록 데이터, 지리 정보, 교통 정보 등을 축적해왔다. 이를 통해 일찌감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시작했고 가시적 성과도 내고 있다.
올해 2월 경기도 화성시 ‘케이-시티’에서 자율주행차 사이의 소통기술을 선보였고 글로벌 지도회사 히어와 손잡고 초정밀 지도를 구축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히어가 국내 통신사와 협력관계를 맺은 것은 SK텔레콤이 최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SK텔레콤, KT가 통신 기술력을 기반으로 자율주행분야에서 사업화 모델을 발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며 “5G가 상용화되면 두 회사 사이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윤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