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 금융당국과 치열한 공방을 예고하는 상황에서 사외이사 논란에 휘말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을 지낸 정석우 고려대 교수를 감사위원장 겸 사외이사로 영입했는데 이를 놓고 여러 말들이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정 교수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3개월 앞둔 2016년 8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외이사로 선임된 것을 놓고 당시 상장을 앞둔 회사 상황과 관련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자리잡고 있다.
정 교수는 국내 회계업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회계학회는 제38대 회장 선거를 하고 있는데 정 교수는 두 명의 회장 후보 가운데 한 명이다. 한국회계기준원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회계기준위원회의 7인 가운데 한 명이기도 하다.
회계기준원은 1999년 국제통화기금(IMF)가 구제금융 조건으로 회계 투명성을 요구하자 정부가 회계처리기준 제정에 관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설립한 독립된 민간기구다.
정 교수는 고려대에서 경영학 학사와 석사, 미국 뉴욕주립대 버팔로교에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일회계법인을 비롯해 뉴욕주립대 교수,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 국세심사위원회 위원, 금융위 감리위원회 위원, 한국회계학회 재무분과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정 교수는 2013년 4월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비상임위원에 3년 임기로 선임됐다. 2016년 4월 임기가 만료됐다.
정 교수는 임기가 끝나자 2016년 8월 삼성바이오로직스 임시 주주총회에서 윤병철 변호사, 권순조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와 함께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정 교수는 그해 9월 열린 이사회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코스피 상장을 위한 신주 발행 및 구주 매출 안건을 승인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김태한 대표와 김동중 전무, 사외이사 3명 등 5인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다.
정 교수 등 사외이사 3인은 감사위원이고 정 교수가 감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감사위원장은 회사의 업무와 회계 전반에 대한 감사 역할을 수행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감사위원 3명은 연봉 총합으로 2억3400만 원을 받았다. 1인당 7800만 원이다. 임기는 2019년 8월까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정 교수 논란과 관련해 말을 아끼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앞으로 금융감독원과 2015년 분식회계 혐의를 놓고 17일 감리위원회와 이후 증권선물위원회에서 공방전을 펼쳐야 하는데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에 참여하는 심의위원들에게 '삼성'의 영향력이 끼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2015년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특별감리에 들어가자 삼성 측은 법조계와 회계학계 등 관련 분야 전문가들을 전방위로 접촉해왔다고 알려졌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9일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이해관계가 있는 인사를 감리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 심의과정에서 배제할 것을 지시했다고 금융위원회가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