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이 동남아시아를 금융업의 블루오션으로 보고 공격적으로 영업망을 확장하고 있다.
영업점 확대뿐 아니라 디지털금융 기술도 동원하면서 오프라인과 온라인 양쪽 모두를 강화해 동남아시아권에서 앞서 나간다는 전략을 세웠다.
▲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 영업점에서 은행원이 손님에게 인사하고 있다. <우리은행> |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동남아시아에 지점, 출장소, 사무소, 현금취급소 등을 모두 포함해 영업점 239곳을 개설해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은행이 94곳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앞으로도 동남아시아 위주로 해외 점포를 늘리는 데 주력하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에 우리소다라은행 법인을 세우고 영업점 153곳을 두고 있다. 해외영업망으로는 가장 많은 영업점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앞으로도 점포를 공격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2017년에 순이익 384억8800만 원을 냈다. 우리은행의 해외법인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우리은행이 순이익 138억900만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에도 영업점을 3곳 보유하고 있는데 해마다 영업점 5~7곳을 더해 모두 20곳까지 확장하기로 했다.
베트남에서 앞으로 5년 안에 순이익을 내고 외국계 은행으로서 선두에 서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신한은행이 베트남에서 자리를 잡은 속도보다 빠르게 성장하겠다는 계획을 세운 것이다.
현재 신한은행은 베트남에 영업점 26곳을 두고 있는데 외국계은행으로서는 가장 많다. 1993년 베트남에 진출한 뒤 베트남 은행 가운데 2위(순이익 기준)로 오르는 데까지 20년이 넘게 걸렸다.
신한베트남은행은 2017년에 순이익 453억9500만 원을 거뒀다. 2016년 법인으로 설립된 베트남우리은행은 2017년에 순이익 24억3600만 원을 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하노이와 호찌민 지점을 기반으로 소매금융 위주로 현지인 대상 예·적금부문을 강화하기로 했다”며 “박닌을 비롯한 베트남 북부 하이퐁, 남부 동나이, 빈증 등으로 영업망을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5월 홍콩, 싱가포르에 직접 나가서 기업설명회(IR)도 연다. 외국인투자자를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 여신심사본부를 둘 만한 장소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에 알아보기로 했다.
우리은행은 동남아시아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디지털금융과 시너지 효과도 낼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초기 부족한 영업망을 ‘글로벌 위비뱅크 플랫폼 서비스’를 통해 인터넷·모바일뱅킹으로 뒷받침하기로 했다.
글로벌 위비뱅크 플랫폼은 중장기적 세계 진출 전략에 맞추기 위해 해외지점 공통플랫폼을 만들고 지역에 따라 변경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위비뱅크, 위비상담, 한류콘텐츠 등을 포함해 은행업무뿐만 아니라 문화교류의 수단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설계됐다.
우리은행이 2017년 위비톡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대화 번역 기능을 추가한 점도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둔 전략으로 꼽힌다. 위비톡 대화 번역 기능은 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 등 모두 10개 언어를 실시간으로 번역한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