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연수원으로 출근하고 있다.<뉴시스> |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금감원에 산적한 현안을 매듭짓기 위해 취임 전부터 바쁜 행보를 걷고 있다.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고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채용비리 등 굵직한 현안들을 차례대로 수습할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7일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연수원으로 출근해 금감원 임원들로부터 기능별 업무보고를 받았다.
금감원 부원장보 9명이 각 현안을 40~50분씩 설명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금감원장에 내정된 4일부터 유광열 금감원 수석부원장과 원승연 금감원 부원장 등으로부터 상황보고를 받는 등 휴일에도 꾸준히 주요 간부들과 금융감독 현안을 논의했다.
금감원이 나서야 할 시급한 현안들이 산적한 만큼 금감원의 업무를 파악하는 데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윤 원장은 8일 오전 취임식을 연 뒤 오후에 바로 삼성증권 ‘유령주식' 사고와 관련된 현장검사 결과를 발표한다.
금감원은 4월11일부터 5월3일까지 삼성증권의 우리사주 배당 시스템과 주식 거래 시스템 등 전반을 대상으로 관련 법규를 제대로 지켰는지 여부와 내부 통제 과정에서 미비한 점은 없었는지 등을 집중 점검했다.
윤 원장이 공식적으로 처리하는 첫 굵직한 업무가 삼성증권 사고와 관련된 책임자 처벌 및 제도 개선 방안 등이 되는 셈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논란도 윤 원장이 다뤄야할 사안이다.
금감원은 5월1일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대상으로 특별감리를 실시한 결과 회계처리 위반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하고 삼성바이오로직스와 감사인에게 조치관련 사전통지서를 보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회계처리에 문제점이 없었다며 금융위의 최종결정에 따라 행정소송도 불사하는 등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17일 감리위원회를 열어 금감원의 판단이 맞는지 살피기로 한 가운데
최종구 금융위원장과 윤 원장이 금융당국 수장으로서 처음 호흡을 맞춰보는 사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과거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가 뒤늦게 회계분식이 있는 것으로 판단을 바꾼 것 아니냐면서 ‘금감원 책임론’까지 제기되고 있는 만큼 윤 원장의 역할이 중요한 상황이기도 하다.
신한금융그룹 계열사 채용비리도 윤 원장이 매듭지어야할 이슈다.
금감원은 신한은행과 신한카드, 신한캐피탈 등을 상대로 채용비리 관련 조사를 벌였다. 5월 초 각 조사를 마치고 조사 결과를 발표하기 위한 마지막 채비를 하고 있다.
최흥식 전 원장과 김기식 전 원장 등 전임자들이 금융권 채용비리를 들여다보기 시작했지만 짧은 시간에 연이어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만큼 신한금융그룹 채용비리를 일단락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윤 원장은 학자출신으로 중장기 ‘금융개혁 과제’에 큰 관심이 있지만 당장 수습해야 할 현안이 많아 여기에 집중해야만 할 것”이라며 “첫 단추를 어떻게 꿰느냐에 따라 금감원을 향한 외부의 신뢰 회복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