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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기아차 판매목표 소박하게 잡은 이유

서정훈 기자 seojh85@businesspost.co.kr 2015-01-02 17: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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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올해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목표를 820만 대로 잡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당장 목표를 크게 잡기보다 올 한해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몽구, 현대기아차 판매목표 소박하게 잡은 이유  
▲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정 회장은 2일 열린 시무식에서 “올해 계획한 820만 대의 글로벌 판매목표 달성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505만 대와 315만 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목표 판매량은 지난해보다 2.5% 늘어난 것이다. 2014년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판매량은 800만5152대로 집계됐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전세계 자동차시장의 수요가 2014년보다 3.9% 증가한 87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자동차시장의 성장률에 비해 보수적으로 판매목표를 잡은 셈이다.

현대차는 올해 2분기와 3분기에 중국 허베이성 창저우시와 충칭에 각각 4공장과 5공장을 착공한다. 두 공장이 완성될 경우 현대차는 연간 60만 대의 차량을 더 생산할 수 있다.

기아차도 올해부터 중국 3공장을 완전 가동체제로 전환해 중국 생산량을 15만 대 가량 늘리고 멕시코에 연간 30만 대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신설하는 등 생산능력을 확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현대기아차가 생산능력 증가에도 판매목표를 크게 늘리지 않은 것은 정 회장의 900만 대 시대 전략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정 회장은 세계경제가 불안정하고 글로벌 자동차업체 간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품질경쟁력 강화 등 내실 다지기에 주력하는 쪽으로 내년 전략을 세웠다는 것이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시장전망이 그리 밝지 않은 점도 목표 설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높다.

러시아 루블화 가치폭락에 따른 경제 불안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변 신흥국으로 위기가 확산될 조짐도 보인다.

GM, 아우디와 같은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러시아시장에서 판매를 일시 중단하거나 판매를 취소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저가 공세를 펼치는 것도 현대기아차에 부담을 주고 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최근 총선에서 승리해 엔저 정책을 계속 펼칠 뜻을 밝힌 만큼 글로벌시장에서 현대기아차와 일본 자동차업체들이 당분간 시장에서 치열하게 맞붙을 수밖에 없다.

특히 중국은 물론 미국과 유럽에서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은 현대기아차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현대기아차가 800만 대 판매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다소 무리한 판매에 나선 것도 올패 판매목표를 소극적으로 설정한 이유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지난해 현대기아차의 판매량이 800만 대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시장의 판매상황이 좋지 않고 러시아 판매도 급감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몽구 회장은 지난해 11월 갑자기 800만 대 판매를 주문했고 현대기아차는 야근과 주말근무를 독려하는 등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전부지 고가낙찰로 입지가 좁아진 정 회장이 주주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판매확대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정 회장의 강력한 요구에 따라 현대기아차는 판매확대에 온힘을 쏟았고 가까스로 800만 대 목표를 달성했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밀어내기식 판매'가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에 판매목표를 소극적으로 잡은 것은 이같은 물량을 소화하고 부작용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지난해 싼타페와 투싼의 대규모 리콜과 싼타페의 허위 연비기재로 소송에 휘말리는 등 국내외에서 홍역을 겪었다.

올해 현대기아차는 친환경차, 스마트카 등의 연구개발에 힘쓰고 브랜드 고급화 등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중장기 투자를 확대하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정 회장이 신년사를 통해 현재 전국에 6개인 R&D연구소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이번 달에 설립하는 ‘광주 창조경제 혁신센터’의 조기 활성화에 대한 의지를 보인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현대기아차는 오는 17일 개막되는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세계최초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량과 독자기술로 개발한 ‘투싼 ix 수소 연료전지차’를 선보이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서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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