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연합회는 은행권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자 2월에 은행들이 신입 직원을 공개채용할 때 자율적으로 따를 수 있는 모범규준을 만들기로 했다.
그러나 은행권 채용절차 모범규준의 확정이 늦어지면서 은행들이 상반기 채용을 진행할 시기가 됐는데도 채용계획을 제대로 내놓지 못하는 등의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김 회장은 “모범규준을 빨리 마련하자고 말하고 있는데 일부 은행이 지금 감사와 검찰 수사 등을 받고 있어 어려움이 있다”며 “모범규준을 빨리 마무리해서 앞으로 걱정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은행들이 신입 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전현직 임원들의 추천을 받는 ‘임원추천제’도 없애기로 했다.
김 회장은 “임원추천제는 원칙적으로 배제하는 것이 맞다”며 “신입 직원을 공개채용할 때 누가 생각해도 상식적으로 볼 수 있는 선에서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신입 직원의 채용을 100% 외주로 주는 것은 조금 그렇다”면서 “은행이 서류심사와 필기시험 등의 제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은행권의 채용 규모를 놓고도 김 회장은 “매달 이사회를 열 때마다 어렵더라도 신규 직원을 채용할 것을 부탁하고 있다”며 “2018년에는 전체적으로 예년 수준 이상의 인원을 뽑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은행권에 2019년 7월1일부터 적용되는 노동시간 단축제를 2018년 안에 먼저 시행할 가능성도 내비쳤다.
은행은 2019년 7월1일부터 특례업종에서 제외돼 노동자 300명 이상의 사업장이면 노동시간을 주당 52시간 이하로 단축해야 한다.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이 4월19일 김 회장과 주요 시중은행장들에게 노동시간 단축을 앞당겨 시행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김 회장은 “은행의 주당 52시간 근무 시행을 2018년으로 앞당기자는 이야기를 내부에서 하고 있다”며 “노조와 사원은행들과 협의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노조가 요구하는 점심시간 1시간 휴식을 놓고 김 회장은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은행이나 관공서 업무를 보고 있는데 점심시간에 일괄적으로 문을 닫는 것은 개인적으로 보기에 좀 어렵지 않나 생각된다”며 “금융노조와 계속 협의하겠다”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회장은 최근 한국은행의 신임 금융통화위원으로 임지원 JP모건 서울지점 수석본부장을 추천한 점을 두고 “평소 금통위원들이 교수 위주로 구성돼 시장을 평소에 잘 알고 직접 일했던 사람이 한 명은 있었으면 했다”고 말했다.
그는 “임 본부장이 국제적 감각과 네트워크를 갖춘 점도 감안했다”며 “성격이 본래 신중한 쪽이라 (금통위원으로도) 잘 일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김 회장은 은행에서 가산금리를 책정하는 체계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은행별로 원가가 다를 수 있고 목표이익률을 얼마나 반영하는 지에도 차이가 있다”며 “가산금리를 구성하는 항목들을 놓고 얼마나 자율성을 둘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